에스토니아 여행기 -9
사실 어제는 비가 온 바람에 전망대에서 오래 있을 수 없었습니다.
북유럽의 쌀쌀한 비바람은 맛보기로만 전망대를 보여주고 관광객을 쫓아냈었습니다.
그래서 해가 뜬 오늘 새롭게 전망대로 올라가 올드 타운을 바라보려 합니다.
전통 시장에서 나와 맑은 햇볕을 받으며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아침보다 구름이 없어진 탈린의 하늘은 저 멀리 보이는 발트해 보다 깊어 보입니다.
어디가 수평선이고 어디가 하늘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맑은 날씨에 기분이 좋습니다.
어제는 쌀쌀맞았던 바람이 오늘은 기분 좋게 우리의 땀을 식혀줍니다.
아직 새순도 자라지 않은 날씨지만 어디선가 향긋한 꽃향기와 바다내음이 희미하게 날아옵니다.
햇빛이 산산이 조각나는 아름다운 올라프 교회는 저 멀리서도 눈부시게 빛이 납니다.
반대편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멋진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벚꽃 향기가 날 것처럼 분홍색으로 꾸며진 건물은 지금은 국회의사당으로 쓰고 있는 툼페아 성입니다.
경비가 삼엄하게 서있고 다가가기 힘든 인상의 우리나라 국회의사당과 달리 귀여운 분위기입니다.
재정 러시아 시대에 러시아의 귀속되었던 탓에 정교회 성당도 웅장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 개의 성당 돔은 마치 짐승의 손바닥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푸른 하늘이 성당과 만나 마치 날카로운 유화를 를 상상하게 합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성벽을 통한 길에 도착했습니다.
어제는 앙상한 나뭇가지와 으스스한 날씨, 낡은 성벽 때문에 살짝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던 길이었습니다.
오늘 보니 공포 영화는커녕, 중세 유럽을 고증한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성벽의 모양과 나무의 생김새 모두 신기하기만 합니다.
사람들을 따라 들어가니 올드 타운이 한눈에 들어오는 어제의 그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들어가자마자 한쪽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람들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어 봅니다.
전망대의 돌벽 위에 갈매기 두 마리가 사람들의 소란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광욕을 하며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세상 여유로운 표정입니다.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는 표정으로 일광욕을 하면서 슬쩍 한 번씩 올드 타운 구경을 합니다.
저도 갈매기를 따라 올드 타운을 구경하며 시간을 즐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