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여행기 -1
드디어 라트비아로 떠납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왔더니 한시간이나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라트비아 행 버스를 기다리며 빵과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우여곡절 끝에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에스토니아로 올때 탔던 에코라인 회사의 버스입니다. 신기하게도 비행기처럼 승무원과 자리마다 모니터가 달려 있습니다. 각 국의 언어로 영화, 음악, 책, 인터넷 서비스도 가능합니다. 영화 채널에는 <앤트맨>이나 <어벤져스2>같은 영화들도 가득 있고 심지어 버스 내부에 와이파이도 있어서 가는 동안 심심할 틈이 없습니다. 커피도 무료로 마실 수 있어 신기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루트의 버스를 타도 5시간밖에 되지 않지만 유럽 대륙을 종횡무진 다니는 버스는 그만큼 회사간 경쟁도 치열해서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듯 합니다. 안락하게 앉아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영화를 보다 보니 국경을 넘는지도 몰랐습니다.
순식간에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 도착했습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날씨라 탈린의 쌀쌀한 아침 공기와 사뭇 다른 공기입니다. 도시는 아직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있지만 드문 드문 생명의 색깔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리가의 향기를 가득 머금었습니다. 같이 내린 승객중에는 한국인 아저씨 두 분이 계셨습니다. 오랫만에 만나는 한국인이라 아는체 하고 싶지만 쭈뼛거리다가 모른체 지나쳤습니다. 한국어가 문득 그리워져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 풍경을 억지로 설명해줍니다. 착한 친구는 그래도 모든 수다를 받아줍니다. 기분 좋게 숙소를 찾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