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트비아 여행기 -2
여행의 장점 중 하나는 길을 잃어도 여행이라는 것입니다. 잘못된 길로 들어서도 새로운 풍경과 새로운 볼거리가 나타나니 긴박한 마음을 버리고 여유를 가지면 새로운 관광이 됩니다. 숙소로 가야 했지만 지도를 잘못 봐서 반대편 길로 와버렸습니다.
날씨도 좋고 잘못 들어온 길에도 시장이 열려 흥겹습니다. 한국 시장을 가면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뽕짝 소리와 달달한 음식 향기로 온 신경이 정신을 못 차립니다. 이곳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달콤한 솜사탕 냄새와 따듯한 빵 냄새가 천천히 코 끝을 자극합니다. 처음 들어보는 신기한 음악 소리에 남들 몰래 어깨를 들썩이며 길을 걷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지만 길을 찾는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들을 사는 이곳 주민들도 구경합니다. 한 꼬마가 엄마한테 과자 사달라고 떼쓰는 모습은 우리나라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왠지 꼬마의 엄마가 " 너 자꾸 떼쓰면 저기 저 아저씨가 이 놈 한다?"라는 말을 하는 듯 험상궂게 생긴 아저씨를 가리킵니다. 아저씨의 입은 찡그려져 있지만 눈은 웃고 있습니다. 시장에 있으면 저도 이 도시의 일원이 된 기분입니다. 이런 행복한 광경을 보다 보니 시장을 한 바퀴 다 돌았습니다. 날이 너무 더워 숙소로 가 옷부터 갈아입고 싶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