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여행에서 만난 꼬마 친구

폴란드 여행 -6

by 박희성

주말 바르샤바 올드타운은 관광객과 시민들로 가득 차 움직이기도 힘듭니다. 바르바칸을 통해 올드타운을 빠져나오니 사람이 조금 줄어들어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폴란드의 날씨는 덥고 사람에 치이고 달달한 아이스크림 탓에 목도 타니 입이 바짝 마릅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축축해져 갑니다. 물 하나만 있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물을 찾아 걷다 보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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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에서 물을 사서 마냥 걸어 다니다 퀴리 부인을 만났습니다. 자신이 발견한 라듐을 손에 들고 장엄한 모습으로 강가의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쇼팽과 코페르니쿠스에 이어 또 한 명의 폴란드 위인입니다. 여행하기 전에 관심을 가지지 못한 여러 위인들을 만나보니 먼저 공부하고 오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하게 됩니다. 퀴리 선생님이 바라보시는 방향은 총 천연색의 무지개가 빛나는 강변입니다. 파란 하늘은 끝없이 높이 솟아 있고, 붉은 성벽은 강변 공원을 감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푸른 잔디 위에 누워 자연 비타민 D를 흡수하는 사람들. 비스와 강이라는 바르샤바의 한강에 있는 멀티미디어 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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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연못 같은 분수에서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쏟아져 나옵니다. 몇몇 어린 친구들은 분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지개를 가지고 놀고 있습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나온 부부는 아기에게 무지개를 보여주며 세상의 신비함을 알려줍니다. 너무 평화로워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있는 기분입니다. 이 그림과 동화되고 싶어 저도 벤치에 자리 잡고 앉아 이 순간을 기록합니다. 따듯한 햇빛과 풀내음, 푸른 하늘과 달콤한 디저트 향기. 분명 한국에서도 즐길 수 있는 모든 순간과 감정이지만 바쁜 삶 속에 잃어버린 풍경입니다.


두 살 정도로 보이는 꼬마 폴란드 친구와 눈이 마주쳤습니다. 어색하게 웃어주며 손을 흔들어 주니 반가운 친구 만난 마냥 저에게 뛰어옵니다. 코앞으로 와서 손을 흔들며 폴란드어로 말을 겁니다. 저도 모르게 한국어로 이야기하며 맞장구 쳐주니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까르르 웃으며 뒤에 서있던 아빠에게 새로운 친구를 자랑합니다. 흐뭇한 표정으로 서있는 아빠는 형을 그만 귀찮게 하고 어서 가자는 말을 했나 봅니다. 떠나려는 친구에게 주머니에 챙겨 둔 한복 입은 작은 열쇠고리를 선물했습니다. 언젠가 쓸 일이 있을 것만 같아 챙겨두었는데 오늘 처음 선물로 줍니다. 꼬마 친구는 아빠에게 자랑하더니 감사의 인사로 하이파이브를 건넵니다. 오늘 이렇게 새로운 친구가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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