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여행기 -6
프라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프라하 성 아니면 프라하 야경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야경인지 프라하를 다녀온 모든 사람들은 언제나 프라하 야경을 빠짐없이 자랑합니다. 야경이라고 하면 한강대교에서도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고, 남산이나 낙산공원에 가더라도 언제나 볼 수 있는 풍경 아닐까 생각하며 야경에는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남들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은 사람 마음 때문에 해가 질 시간인 오후 8시경에 숙소 밖으로 나왔습니다.
조각 피자 하나를 저녁으로 때우면서 블타바 강변으로 걸어갑니다. 삼삼오오 걸어가는 체코인들의 손에는 맥주가 언제나 들려있습니다. 저도 그들 따라 맥주 한 캔 들며 체코인이 된 기분으로 카를교와 프라하성이 한 번에 보이는 야경 명소로 갑니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지 않은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불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하나둘씩 이 도시를 비추는 오렌지 색 가로등이 켜지고 하늘은 어두운 이불을 덮고 있습니다. 다리 위로 사람들이 야경을 구경하기 위해 모입니다. 해가 사라져도 춥지 않고 맥주와 어울리는 날씨입니다.
아름다운 야경이 나타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바라보고 있으니 마치 도시가 생명을 잉태하는 것처럼 경이롭습니다. 하늘과 해와 별이 만든 융단 아래에 따듯한 조명이 만들어낸 마술 같은 장면입니다. 야경을 구경 오는 사람들이 늘어날 때마다 탄식이 늘어납니다.
왜 사람들이 프라하 야경을 보며 그렇게 행복해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로맨틱한 기운이 이 야경을 타고 넘실거립니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을 마음속에 그리며 조용히 이 야경에 스며들어 갑니다.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풍경을 혼자만 봐야 하고, 그리고 이 넘치는 사랑을 그 누구에게도 전해줄 수 없습니다.
야경을 보러 오는 사람은 늘어나지만 쓸쓸한 기분을 숨기지 못하고 숙소로 돌아갑니다. 이 화려한 불빛은 로맨스를 속삭이는 커플들에게 보내주고 저는 보랏빛 물씬 풍기는 어둠 속으로 숨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