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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Aug 05. 2016

수어사이드 스쿼드 할리퀸의 사랑

누군가에게 푹 빠져있는 광기 어린 사랑

*글 안에 내용적인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8월 4일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영화를 보러 갔다. 근래에는 딱히 영화를 볼 사람도 볼 일도 없었기에 생각이 없었다가 이번 영화는 꼭 봐야겠다는 마음에 운동이 끝나고 바로 영화관으로 향했다. 그냥 그녀와 함께 봤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고 혼자 투덜거리면서 향한 영화관, 다행히 오늘은 자리가 꽤 많이 남아서 예매를 하고 영화관으로 들어갔다. 처음 영화를 보기 시작했을 땐 다른 영웅, 범죄자가 나오는 영화와 마찬가지로 흘러갔다. 그냥 그런 듯 재미있게 영화를 보다 중간중간 할리 퀸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이상하게 뭔가 울컥했다. 처음 할리 퀸을 예고편에서 접했을 땐 그냥 조커와 마찬가지로 스릴과 범죄를 즐기는 악당 정도로만 생각했다. 사랑이라는 걸 전혀 모를 거라 생각했던 조커의 여자 친구라는 점만 특별했지 그냥 그렇구나 싶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접해보니 조커나 할리 퀸 모두 꽤나 광기 어린 사랑을 하고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이 들었다.





사랑에 빠진 악당



영화를 보기 전부터 어떻게 조커가 정신과 의사인 할리 퀸젤을 유혹했을까 궁금했지만 영화 속에서 금방 그 이유가 나타난다. 처음엔 조커를 바꿔보고자 들어갔던 할리 퀸젤이 조커의 매력에 빠져 그 사람이 부탁하는 무엇이든 들어주기 시작한다. 물론 조커가 물리적인 충격을 주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러다 정말로 하면 안 될 무기를 조커에게 전해주고 일당에게 구출된다. 그때부터 둘의 관계는 가까워지고 묘한 사이가 된다. 지금까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악당 중에 이렇게 서로를 생각하고 끌리는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어쩌면 비슷한 내면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 잘 어울리고 맞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할리 퀸이나 조커의 사랑이 그리고 그들이 하는 일들이 예쁘거나 사랑스러운 일들은 아니다. 또한 상대방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면 안 되겠지만 적어도 둘의 진심만큼은 진짜라고 느껴진다.





잡혀간 할리 퀸



배트맨의 개입으로 할리 퀸은 금방 잡혀가게 된다. 감옥에 있는 동안에도 할리 퀸은 조커를 생각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조커도 할리 퀸을 그리워하게 된다. 날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지, 나만을 위해 살 수 있는지 물어보는 조커에게 당연하다고 대답하는 할리 퀸. 조커의 요구로 높은 곳에서 정체모를 액체가 가득한 곳에 주저 없이 떨어지는 대담 한과 일편단심을 가진 캐릭터다. 어떻게 보면 사회적인 상황으로 어쩔 수 없이 떨어져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할리 퀸은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꾸준히 한 사람만을 기다린다.


장거리 연애도, 이별한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녀가 계속 떠오르는 나 역시 그 장면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나는 그 둘보단 좋은 상황이 아닐까 싶은 마음도 들었다. 물론 영화고 만화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지만 말이다. 어떤 조건이 있어도 사랑하는 마음과 의심 없이 기다린다면 결국엔 가까워질 수밖에 없는 거 같다.





죽어버린 조커, 홀로 남은 할리 퀸



인챈트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조커와 데드 샷의 도움으로 할리 퀸은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하지만 국장의 지시로 할리 퀸이 탄 헬기는 금방 격추당하고 잠깐 나오는 장면이지만 조커는 할리퀸을 살리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게 된다. 그 모습에 할리 퀸은 좌절하고 세상을 다 잃은듯한 표정으로 헬기가 추락한 곳을 바라본다. 결국 동료들 앞에선 밝은 척 하지만 인챈트리스가 보여주는 미래에서도 조커가 등장하듯 사랑하는 연인을 쉽게 잊지 못한다. 마지막 인챈트리스에게 조커를 살려줄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스스로 인연이라고 생각하는 연인이 있다면 죽기 직전이 되는 상황이 와도 그 사람 생각이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조커처럼 누군가는 죽어야 할 극단적인 상황이 온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DC코믹스의 만화로 나오는 등장인물이고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스토리인지, 영화인지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둘의 관계와 마음만큼은 진심으로 느껴졌다.





히어로물처럼 느껴질 수 있는 영화 속에서 꽤나 뜨거운 사랑을 찾을 수 있었던 거 같았다. 어쩌면 그녀와 헤어지고 계속 사랑과 이별을 생각하다 보니 내 눈에는 꽤나 뜨겁게 보였다. 할리 퀸 역시 조커에게 목숨 바쳐 사랑하고, 조커 역시 할리퀸을 목숨 걸고 사랑했다. 이렇게 극단적인 사랑을 하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영화 속에서도 느껴질 만큼의 진심이 담길 사랑을 했으면 좋겠다. 어떤 상황이 와도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떠오르고, 그 사람에게 많은 걸 줄 수 있는. 그리고 서로 닮아가고 배워갈 수 있는 사랑을 말이다.


오늘따라 영화를 보니 그녀 생각이 더 많이 난다. 같이 보고 이야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아무것도 없다. 감옥에 갇힌 할리 퀸처럼 그녀를 떠올리며 잊지 않길.


적어도 영화 속에서 내가 봤던 할리 퀸은 단순한 악당을 넘어서 뜨거운 사랑을 하는 캐릭터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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