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진 추억, 남아있는 조각
우리 처음 연애를 시작하고 아무것도 모르던 서로를 그리기 시작했지. 새하얀 도화지에 너의 얼굴, 너의 손, 너와의 추억이 하나하나 그려지고 그렇게 내 안에 머물게 됐지. 평생을 그려도 채우지 못할 도화지를 매일같이 꾸준히 채워왔어. 그렇게 한 달 두 달이 지났지. 핑크빛 그림만 가득할 줄 알았던 도화지에 가끔은 검은색 물감이 칠해지기도, 빨간색 물감이 칠해지기도 했어. 마냥 행복해 보이는 그림은 아니었지만 꽤나 핑크빛에 예쁜 그림이 만들어졌지. 완벽하진 않지만 꽤나 조화를 이룬. 그렇게 평생 마음에 품고 살 줄 알았어.
너와 함께 그린 그림. 언제부턴가 너는 나와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던 건지 내 추억이 담긴 그림 위에 낙서를 하기 시작했어. 그만하라고 싸우고 말리다 보니 꽤나 예뻤던 그림은 어느덧 무엇을 그렸는지 알아볼 수 없게 됐고 조금씩 찢어지기 시작했지. 그렇게 한순간 모든 게 조각조각 났어.
다시 붙여보려고 애써도 그림은 처음과 같지 않았고, 이미 우리 추억들은 갈라져 있었지. 조각조각 모아보려 애써도 네가 부는 매서운 바람에 날아가 버렸어.
그렇게,
다 날아가버린 줄 알았던
조각이 마음속에 남아
아직도 너를 생각나게 하네
아직도 내 맘을 아프게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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