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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Sep 14. 2017

사랑하는 단 한 사람, 시인의 사랑

네 곁에 있어주는 단 한 사람

살다 보면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올 수 있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진짜 사랑이 아니라고 느낄 때도 있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있을 때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거 같은 한 사람이 나타난다면 어떻게 행동할까? 잘못된 선택이 될 수도 혹은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누구도 비판할 수 없는 솔직한 사랑이야기. '시인의 사랑'




단 한 사람, 엇갈린 사랑



처음엔 그게 사랑인 줄 알았다. 그냥 누구나 그렇듯 평범하게 살고 사랑인지 정인지 모를 감정에 같이 살아가는 것. 그렇게 결혼해서 함께하는 것. 그냥 그 정도가 사랑인 줄 알았다. 그래서 그녀와 결혼하고 이렇게 함께 살아가고 있다. 특별히 그녀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집보단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많았고, 항상 길을 가며 주변을 살피고 세상에 집중했다. 우연히 그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그냥 이 정도로 살아가는 그냥 평범한 시인이었다.


도넛 집에서 시를 쓰다 그 사람을 만났다. 특별히 대화를 나눴던 건 아니고 호기심에 그 사람을 관찰하게 됐다. 그러다 화장실에서 그 사람과 한 여자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게 됐고 뭔지 모를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더 자주 도넛을 먹으러 갔고 그 사람을 지켜봤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이게 사랑인지 동정인지, 호기심인지 모른 채 본능이 이끄는 대로 행동했다. 그 사람이 남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이런 걸까?



나도 알고 있다. 우리 사랑 평범하지 않았고 어쩌면 잠깐 타오르는 호기심일 수도 있다. 그래도 사랑인 줄 알았던 그녀와 있는 것보다 그 사람과 있는 게 더 편안했고 좋았다. 그 사람에 대한 감정은 깊어진 만큼 임신한 아내와의 거리는 모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결국 그녀는 그 사람을 부정했고 나는 그 사람을 선택했다. 임신한 아내를 버리고 동성인 그 사람을 찾아갔다. 멀리 떠나자고 했다. 누군가 들었다면 크게 비난했을 테고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스스로 선택했고 결정했다. 그 사람과 함께 있기로.


시간이 흘러 다짐하게 됐다. 그 사람과 멀리 떠나기로. 어느 날 카페에 찾아가 대학도 다니고 공부도 하고 함께 멀리 떠나자고 제안했다. 사랑하기에 했던 말인데 그 사람은 나를 부정하고 결국엔 혼자 어디론가 가버렸다. 결국 사랑이 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멀리서 그 사람을 지켜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냥 그렇게 아내에게 돌아가 평범한 날을 지냈다. 사랑이란 어떤 걸까?





사랑인지 아닌지 모를 묘한 감정에 섞여 미묘한 감정의 흐름이 나타난다. 결국 그 사람도 임신한 아내의 소식을 알고 나를 위해 나를 멀리했고, 나는 그 사람을 위해 임신한 아내를 멀리했다. 그리고 아내는 나를 찾기 위해 그 사람을 만났다. 아이가 태어났고 아직도 그 사람이 종종 떠오른다. 아이를 바라보는 지금의 이 모습,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 나, 함께 떠나자고 다시 찾아온 그 사람. 사랑은 이런 걸까?


모든 걸 버리고 모든 걸 맡길 수 있는 그런 사람. 비록 시인은 아내를 버리고 남자를 선택했지만, 만약 내 앞에 인연처럼 느껴지는 누군가 나타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평생 만날 수 없을 거 같았던 그 사람을 만났고 나 역시 수개월 그녀를 따라다녔다. 일, 돈, 나 스스로보다 사실 그 사람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이런 나 역시 시인과 같은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 내 모든 걸 포기하고 그 사람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비판할 수 없는 사랑, 그런 사랑을 보여준 시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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