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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07. 2016

그녀를 처음  떠나보내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 시간을 갖자는 말...


처음 그녀를  떠나보내고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서로 잘못한 게 아니다. 서로 언성을 높여 싸운 것도 아니다. 그냥 서로를 아끼는 마음에 감정이 상했고, 우린 그렇게 서로를 떠나보냈다. 아니 어쩌면 나를 그녀를 그렇게 떠나보냈다. 그렇게 나는 그녀를 이해할 수 없게 됐다.


"왜 우리가 헤어져야 하지?"


내 사소한  말실수로 떠나간 그녀에게 전화해 물었다. 우리 이렇게 헤어질 정도로 싸운 거냐고, 혹시 날 어떻게 생각하고 사귀었는지 말해줄 수 있냐고. 어쩌면 내가 실수하고 잘못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풀어나갔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다시 한 번  확인받고 싶었고 사랑받고 싶었다. 생각 없이 내던진 내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내 기분으로 대답해줄까?


더 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처음 그녀를 만나고 너무 좋아한다고 전화를 붙잡고 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 정말 신기할 정도다. 그땐 우린 서로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그녀에게 이미 몇 번은  거절당했었다. 그래도 그냥 그녀가 좋 마냥 울었다. 그런 그녀에게 고백을 할  때마다 그녀는 말했다. 그녀가 짝사랑하는 사람이 있기에 연애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래도 좋았다. 새벽 2시 출장을 다녀온 날 터미널에서 기다려준 그녀, 아침 첫차가 올 때까지 우린 서로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그 날 사랑을 시작하게 됐다. 살면서 처음으로 헤어짐에 눈물을 흘리기보다 그녀를 만나고 사랑할 수 있다는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불과 100일 만에 사랑할 수 있음을 감사하는 눈물이 헤어짐에 슬퍼하는 눈물로 바뀌었다. 그렇게 한 달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녀를 만날 생각밖에 안 했다. 시간을 갖자는 그녀의 말에 나는 뭐가 그렇게 촉박했던지 계속 연락을 했다. 장문의 문자를 보내보고, 장문의 카톡을 보내보고, 전화를 해보고, 만나려 노력하고, 어쩌면 이런 생각도 들었을지 모른다. 혹시  짝사랑하는 그 사람이 그녀에게 다가온건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헤어졌기에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한 달 동안 그녀에게 홀린 듯 시간을 보내고 더 이상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를 잊거나 포기한 건 아니다. 더 이상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나를 더 이상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찾아갈 수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 이야기를 하고 그럴 때마다 주변에서  이야기한다. 그만 포기하라고, 이해가  안 된다고, 더 좋은 사람 만나라고, 더 이상 찾아가지 말라고. 내 모습을 봤던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이야기했고, 아직도 똑같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기에 나는 아직도 그녀 생각을 한다.


이해가  안 된다는 사람들을 위해 첫 글을 끝내기 전 모두에게 질문해본다.


"살면서 두 번 다시 볼 수 없을 사람을 만났다면, 그리고 그녀와 헤어졌다면 당신은 가만히 있을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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