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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08. 2016

그녀의 생각

날 보며 밝게 웃어준 그녀의 생각이 문득 궁금해진다.


우연히 지난 사진을 찾아보다 그녀와 여행 갔던 사진을 찾아봤다. 헤어지고 울고 불며 어쩔 줄 몰라하는 나에게 친구들은  이야기했다. 그냥 처음부터 널 사랑해서 시작한 연애가 아닌 것 같다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와 같이 걸었던 한강, 그녀와 같이 먹었던 VIPS, 그녀와 함께 여행했던 제부도 여러 가지 생각이 났다. 함께 데이트를 하면서 웃었던 그녀 모습을 거짓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고, 그런 느낌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밝게 웃어줬다.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런 게 아니라고 확신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누구보다 그녀를 많이 생각했고, 그녀의 표정을 많이 봤고, 그녀의 목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데 헤어진 후 2개월이 지나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사랑을 함께하기 전 그녀가 말했던 짝사랑했던 사람인 것 같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반년 가까이 그녀 이야기를 하고 다니니 주변 친구들이 알려줬다. 지금은 알 수 없는 그녀 소식이기에 연락해볼까 고민하던 나 역시 더 이상 그녀에게 연락할 수 없었다.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걸 생각하지만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잘 된 걸 지도 모른겠다 생각했다. 정말 날 사랑해서 시작한 연애가 아녔구나 생각도 든다. 어쩌면 그녀를 잊고 멀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아닐까?


나와는 비공개였던 그런 연애가 그와는 가족 모두가 축복해주는 그런 연애가 됐다. 이쯤 되면 나도 그만 다 내려놓고 화를 내고 미워해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런데 왜 그럴까?


아직도 그녀 생각이 계속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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