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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28. 2016

서로 맞춰간다는 의미

같으면서 다른 톱니바퀴 같은 사랑


하나의 기계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부품이 들어가고 톱니바퀴는 그 부품 중 하나를 차지한다. 작은 부품이지만 톱니바퀴는 기계 전체를 움직이는 연결고리의 역할을 하며 생긴 모습은 서로 다르다. 작지만 서로와 서로를 이어주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톱니바퀴의 특징은 크기는 서로 달라도 맞물리는 부분이 일치하면 커다란 기계 하나를 움직이는 힘을 낼 수 있다.


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있고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 작은 부품 같은 톱니바퀴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톱니바퀴는 서로 다르게 생겼고 다른 부분이 만나 움직인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스스로와 연애를 하는 게 아닌 이상 나와는 비슷할지라도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고 그런 사람을 만나 사랑을 움직여야 한다. 톱니바퀴는 움푹 들어간 부분과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만나 돌아간다. 즉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만큼 양보하고 물러나 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어느 때는 내가 움푹 파인 부분에서 맞물리고, 어느 때는 툭 튀어나온 부분에서 맞물리듯이 연애는 서로 다른 두개의 톱니바퀴가 얼마나 잘 맞물리느냐에 따라 사랑이 지속된다고 생각한다.


하루는 미팅이 길어진 날이 있었다. 그날 연락이 힘들 수 있다고 미리 말했고 그녀는 알겠다고  이야기했다. 일 때문에 연락 못하는 날 먼저 이해해줬다. 나 역시 그런 그녀가 고마워서 일이 끝나 그녀를 직접 보기 위해 찾아갔고, 그녀와 늦은 밤 짧은 산책 후에 집에 가곤 했다. 일을 하다 보면 미팅이나 회의가 많아서 연락을 하기 힘들 때가 많아졌지만 그럴 때마다 그녀는 한 발 물러서서 이해해줬고 한 발 물러난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해 그녀를 찾아갔다. 어쩌면 연인들이 싸우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일이야 나야`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서운하지만 서운한 걸 감추고 양보하는 건 또 다른 이야기인 것 같다.


어떤 날에는 그녀와 약속을 했지만 일이 끝나고 돌아오는 날 너무 피곤하다며 다음에 보자고 했던 날이 있었다.  며칠 전부터 잡았던 약속을 당일에 취소했던 날이다. 하지만 그녀가 그날 뭘 했는지 왜 피곤했는지 알고 있었지에 그날의 약속을 취소했던 적도 있다. 이외에도 우리는 서로 한 발 물러섰던 경험도 있었고 이해를 바랐던 기억도 있다.



`일이야 나야`같은 말이 나왔다면 이미 그녀 혹은 그에게 배려를 하지 못한 거다. 섭섭함에 더 이상 참을 수 없기에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면 그 전에 서로 맞춰나가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톱니바퀴는 움푹 들어간 곳도 밖으로 튀어나온 곳도 있지만 그 깊이와 넓이가 맞아야 딱 맞물린다. 하지만 한쪽이 더 크거나 더 깊을 경우에는 양쪽 톱니바퀴 모두 상처가 나거나 마모되고 만다. 결국에는 서로 맞춰나가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서로에게 맞추지 못한다면 두 사람 모두 상처를 입게 된다.


또한 톱니바퀴는 들어가는 부분이 나왔다면 이어서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이 나오고 그 뒤로는 다시 들어가는 부분이 나오며 반복된다. 일 때문에 그녀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고 그녀가 나에게 배려를 해줬다면 이번에는 내가 그녀를 위해 배려든 노력이든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나 혼자 배려하고 나 혼자 이해하는 게 아니다 그런 만큼 상대가 양보했으면 나도 양보하고 상대가 배려했으면 나도 배려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이번에는 내가 맞춰줬으니 다음번에는 네가 맞춰 야해라는 것처럼 배려와 양보를 의무라고 생각하진 말자. 적어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내 작은 배려도 가슴 깊이 기억하고 언젠가 나를 배려해줄 테니깐.


적어도 이것만은 기억하자. 서로의 마음을 뜨겁게 움직여주기 위해서는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야 한다는 걸, 하지만 상대가 나에게 맞춰줬다고 그건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널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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