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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01. 2016

사랑의 크기

그녀를 더 사랑한다고 느낄 때


연애를 하다 보면 혹은 헤어지고 나면 이런 이야기가 많이 오간다. `내가 더 사랑했으니깐`, `여자보단 남자가 더 사랑해야 해`, `네가 더 좋아했으니깐` 이렇게 누가 더 사랑했는지 누가 덜 사랑했는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사람이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렇다 보니 내가 받고 있는 사랑을 의심할 때가 있다. 필자 역시 헤어진 직후에 친구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가 `걔는 널 사랑하지 않았어`, `네가 너무 빠져있었어`, `네가 더 좋아했으니깐 힘든 거야` 이렇게 그녀는 날 사랑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녀가 어떤 생각으로 나와 연애를 했고 지금은 어떤 생각인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걸 느끼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지금은 이해할 수 없는 말 중 하나가 됐다. "내가 더 사랑했나 봐"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함에 있어서 누가 `더` 사랑한다는 말이 어떻게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평생을 살면서 진짜 사랑을 했다면, 그리고 진심을 다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이런 말이 안 나올 거다. 사랑하는 사람이 만나 연애를 하면 상대방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 생각할 수 없게 된다. 필자 역시 헤어진 직후 돌이켜보고 후회하면서 생각했던 게 사랑의 크기이지만 연애를 하고 있을 땐 이런 감정을 느끼거나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다. 오로지 그녀에게 집중했고 서로 미래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하는 동안 온통 그녀를 위한  생각뿐이었다.


데이트를 하면서 그녀에게 푹 빠져 그녀는 항상 나에게 얼굴에 뭐가 묻었냐며 어디가 예뻐서 그렇게 쳐다보냐고 말하곤 했다. 그냥 바라만 보고 있어도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고 마냥 그녀가 좋았다. 그녀가 하는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가 좋았고 그걸 사랑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사람끼리 감정을 주고받다 보면 분명히 부족한 부분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걸 내가 더 사랑했다고 생각을 할지 그녀의 표현 방식이 그렇다고 느낄지는 개인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언제까지나 진심을 다했던 그 사람의 감정까지 내 멋대로 사랑이 아니라고 이기적으로 생각할 건가.


1분 1초라도 그녀를 사랑했다면, 그녀의 감정은 믿어야 하지 않을까? 만약 굳이 그녀와의 사랑의 크기를 따지고 싶다면 그전에 내가 그녀에게 얼마큼 큰 사랑을 줬는지 돌이켜보자. 나 역시 그녀에게 사랑의 크기를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사랑했는지. 그리고 그녀가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눈을 감고 자기 전에 생각해보자. 누가 더 많은 사랑을 하고 있는지 따지기 위해 시작한 연애가 아니라고 느끼길 바란다. 필자도 그녀와 헤어지고 그녀가 날 사랑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의심한 적도 있고 주변에선 그런 눈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결국에 이런 의심은 행복했던 우리 추억을 다 욕되게 한다는 걸 깨달았다.


만약에 아직도 내가 더 사랑했다고 느낀다면 그녀의 감정을 내 멋대로 생각하고 결론지은 스스로가 그녀를 덜 사랑했던 거다.




puding의 상담창구 카카오톡 @나미야잡화점을 열었습니다. 고민이 있거나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면 언제든 말해주세요. 나미야 잡화점은 존경하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는 책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말 못 할 고민이 있다면 언제든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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