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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31. 2016

만우절 #사랑 편

만우절이라 가능한 최면 그리고 사랑

4월 1일은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기도 하는 날이다. 거짓말을 해도 가벼운 장난으로 넘길 수 있는 날인 만큼 헤어진 사람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설레고 기대하며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 같은 날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했던 사람에게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속마음을 전달해보면 어떨까?


이런 날일수록 모질게 대했던 사람이 더욱 많이 생각난다. 아니 한마디라도 좋으니 나에게 거짓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그냥 그 사람과 한마디를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설렌다. 문득 만우절을 기대하면서 "오빠 우리 이번 주에 벚꽃 보러 갈까?" 농담이어도 거짓말이어도 상관없다. 그냥 이렇게 그녀에게 한 번쯤 연락이 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이미 그녀에게 이렇게 가볍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선을 넘었기에 한 번쯤 기대하며 기다려본다. 1년에 1번씩 오는 만우절인 만큼 1년에 한 번씩은 마음이 아프고 힘들어질 것 같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만우절이 되는 날 거짓말이라고 말하며 내 앞에 나타날 거 같다. 머리로는 당연히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이 거짓 일리 없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마음으로는 혹시 그래도 한 번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천히 서서히 잊힐 때까지 그냥 마음 두근거리며 기대해본다. 어차피 평생 안될걸 알면서 지금도 미련한 사랑을 하고 있다.


아직도 그녀가 떠오르신다며 그리고 그녀와 헤어졌다면 오늘을 통해 다시 그녀와 대화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시면 어떠신가요? 어쩌면 저처럼 그녀도 지금 당신의 거짓말을 기다리고 있을 수 있을 테니깐요. 만우절엔 그런 실수도, 그리움도 용납될 수 있지 않을까요? 거짓말을 하는 날이지만 진심을 다해, 농담을 하는 날이지만 가볍지 않게.





오늘은 만우절이다.

그녀에게 거짓말처럼 연락이 올까 기다린다.
어차피 안 올걸 알지만 나에게 거짓말한다.

그녀를 잊었다고 나에게 거짓말한다.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하며 오늘을 보낸다.

괜찮아. 오늘은 만우절이니깐.


_by pu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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