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uding May 15. 2016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

그 사람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때

이별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방법을 이제야 알아버렸다. 조금 더 일찍 알았다면 이렇게 아파하지 않았을 텐데 하며 혼잣말을 한다. 이별이 다가온걸 직감하거나 이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지 혹은 이별한 사람들은 항상 같은 생각과 같은 아픔을 준비한다. 그녀와 둘이된지 시간이 꽤 흘렀고 이별을 하는 방법과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조금은 배운 거 같다. 술, 친구, 사람, 시간들이 조금씩 치료해주긴 하지만 그보다 스스로부터 다짐하고 변화해야 한다. 이별을 받아들이는 방법. 어떻게 이별을 준비하는 게 좋고, 어떻게 해야 힘들지 않고, 어떻게 해야 그녀가 안 떠오르는지 적어보려 한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나는 이렇게 이별을 받아들였다.





그녀가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어라.



평범하게 지내던 일상 속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갑자기 사라져서 그런지 내 모든 사소한 일상에서 그녀가 떠올랐다. 친구들과 카톡을 할 때도, 일 때문에 전화를 할 때도, 출근할 때, 퇴근할 때,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그녀 생각뿐이었다. 어떻게 하면 잊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해볼 수 있는걸 다 해봤다. 편지도 써보고 찾아가 보기도 하고 전화도 해봤다. 하지만 그녀를 생각하고 만날수록 이별의 아픔은 더 커져만 갔다. 그렇게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를 잊기보단 더 강하게 기억됐다. 해볼걸 다 해보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지금까지 해보지 않은 마지막 방법을 선택했다. 처음엔 그녀와 어떻게든 대화해보려고 노력했지만 처음으로 그녀를 밀어내 봤다. 속마음은 이러기 싫다는 걸 알고 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 너무 아파서 버틸 수 없을 거 같았기에. 내 눈에 그녀의 흔적이 보이지 않도록 만들었다.



처음으로 그녀의 흔적을 지운다.



맨 처음 그녀의 사진을 지웠고 페이스북을 끊었다. 사진을 지우고 페이스북을 끊으니깐 조금은 괜찮아졌다. 일상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에서 그녀가 점점 안보이기 시작했으니깐. 습관처럼 그녀의 사진을 보고 뭐하고 지내는지 페이스북에 들어가는 일이 줄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했다. 결국 잠깐 동안 그녀와 멀어졌을 뿐 간간히 그녀가 생각났고 페이스북도 어떻게 찾아서 다시 들어가 보곤 했다. 결국 사진을 지우고 SNS를 끊는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흔적이 사라졌을 뿐 그녀와의 연결고리는 남아있었으니깐.


그녀가 계속 떠오르는 건 어쩌면 아무리 지우고 지워도 혹시나 연락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카카오톡에 보이는 그녀의 이름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결국 전화번호도 카카오톡도 지우자는 결심을 했다. 하루 동안 지웠다 추가했다를 수십 번 반복하고서야 자기 전 그녀의 번호를 지울 수 있었다. 결국 연락처도, 사진도, 카톡도 전부 지우 고나니 그녀가 떠오르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다. 처음으로 그녀를 정말 잊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흔적까지 지우다.



얼마 전까지 그녀와 추억이 가득했던 블로그 하나를 제외하고 그녀의 흔적을 전부 지울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도 들고 예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나 스스로를 위해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 결국 며칠 전에 마지막 남은 흔적까지 지울 수 있게 됐다. 그녀의 페이스북에, 카톡을 들어가지 않은 게 그리고 생각나지 않은 게 벌써 한 달 가까이 돼간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이 사람만큼 좋은 사람 또 볼 수 있을까는 생각도 있지만 그렇게 연연하지 않는다.


평생 아프고 평생 잊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처음 우리가 만난 지 1년이 다돼가는 시간 동안 그녀를 생각했으니깐. 그녀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내 마음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2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그래 왔고 300일이 지나도 400일이 지나도 똑같을 거라고. 하지만 나도 나름대로 지쳤는지 그녀를 잊을 방법을 생각했고 더 이상 그녀와 가까워질 수 없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 그녀와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아닌 이별하는 방법을 찾게 됐다.


이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런 만큼 나도 여러 가지 조언들도 들어보고 마음이 끌리는 모든 걸 해봤다. 하지만 결국에 그녀를 통해 배운 나만의 이별하는 방법은 흔적, 연결고리를 끊는 일이었다. 내 주변에 그녀의 흔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으면 결국 그녀가 떠오르고 그녀를 찾게 된다. 스스로 그녀를 잊을 준비가 됐다면 잊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렇기에 그녀와 이어질 수 있었던 모든 걸 끊게 됐고 지금은 꽤나 괜찮아졌다.


사랑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안다. 내가 죽도록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을 뼈저리게 느꼈고 지울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받았으니깐. 그렇지만 그녀가 싫거나 미운건 아니다. 그냥 그런 사람과 만나 최선을 다하지 못했음에 후회하고 이별했음에 아플 뿐이다. 하지만 막상 이별 후에도 잊히지 않고 계속 떠오르는 사람 때문에 힘들어할까 이 글을 써본다. 정답은 없지만 나름대로 반년이 넘도록 아파하며 배운 이별하는 방법이다. 효과도 꽤 있었다고 이야기할 만큼 좋았다. 그만큼 작은 인연의 끈이라도 잡고 있으면 큰 사랑을 했던 사람이 떠오를 테니깐. 이별하고도 아직 망설이고 옛사랑 때문에 아파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른다면, 잊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 사람과의 연결고리, 흔적부터 지워보라 이야기한다.





지금은 그녀와의 연결고리, 흔적을 모두 지웠을 뿐 아니라 혹시나 그녀가 나를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하며 나와 연결될 수 있는 공간을 비공개했다. 이별한 이상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없지만 마지막까지 사랑하는 사람에 신경 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도 내 나름대로의 배려니깐.



그녀와 이어지는 작은 통로
스스로 그 통로를 막지 않으면
결국엔 갈라져 더 큰 아픔이 돼 찾아올 거야.

이별하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스스로 잊겠다는 다짐부터 해봐.


_by puding



ps. 예비군에 다녀오느라 상담소 운영과 브런치 글이 못 올라왔습니다. 앞으로도 진심 가득한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은 상담소 kakao
@나미야잡화점



이별한 사람의 추억,
헤어진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페이스북에 사연을 보내주세요.

당신의 사랑이 예쁜 글귀로,
당신의 사연이 예쁜 글로 만들어집니다
https://www.facebook.com/cluvhaney

매거진의 이전글 이별을 정의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