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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민 May 02. 2016

중국시장 진출한 한국 PD들

그 성적표는? - 김영희PD <폭풍 효자>의 영향력

 상당수의 한국 PD들이 거액의 개런티를 받고 중국으로 진출하고 있다. 그 중 한국에서도 영향력이 상당한 MBC의 김영희 PD는 진출을 넘어 작품까지 완성하여 중국 시장을 사로잡고 있다. 그의 성공은 소위 김영희 사단이라는 대명사가 만들어질 정도로 한국PD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많은 PD들(MBC 신정수·강궁·문경태, SBS 남규홍, SM C&C 임정규 PD)이 그를 따라 중국으로 진출을 한 것이다. 김영희 사단 뿐만 아니라 한국 PD의 중국 진출은 이제 대세로 여겨질 만큼 많은 PD들이 중국행을 결정했다.  


 <별에서 온 그대>로 유명한 장태유 감독은 중국에서 영화를 찍었고,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검사 프린세스>로 유명한 감독 진혁PD도 한류스타인 박해진 주연의 <남인방-친구>라는 드라마를 선보여 성공적인 중국 신고식을 치렀다. 이처럼 많은 PD들이 이미 중국 진출을 넘어 자신들의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며 중국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김영희PD의 중국 예능프로그램 <폭풍효자>는 이미 한 시즌을 마무리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1월부터 중국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첫 회부터 시청률 1% 중반대를 훌쩍 넘기면서 열풍을 예고했다. 폭풍효자는 후난TV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효”라는 기본 테마를 바탕으로 6명의 연예인들이 자신의 부모 중 한명을 모시고 5박 6일 동안 과거 추억이 묻어 있는 고향집으로 돌아가 가족애를 다시 찾는 프로그램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 형식을 띄고 있고 <아빠! 어디가?>의 부모님 버전으로 볼 수 있다.


 김영희 PD는 한국에서도 예능의 공익성, 사회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어 프로그램을 제작했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1996년도作 <양심 냉장고>이다. 이 프로그램이 당시 한국 교통문화 개선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온 것처럼 중국에서도 예능을 통한 사회 변혁을 예고하며 <폭풍효자>를 론칭한 것이다. 중국의 유교문화를 프로그램에 흡수하며 현대화 된 중국의 잊고 지냈던 가치를 되찾고자 한 그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폭풍효자>는 중국인들이 대부분 알만한 유명한 스타들, 황샤오밍, 정솽, 두강, 챠오거, 바오베이얼, 쳔치아오은이 출연을 한다. 가수, 연기자 등 중국 톱스타들이 출연을 하고 그 중에는 부자모두가 연기자인 가족도 있다. 아무래도 중국에서도 출연자의 대중적 인지도가 시청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다보니 김영희 PD는 첫 진출작의 성공을 위해 톱스타들의 섭외에 큰 공을 들인 모양새이다. 덕분인지 첫회 시청률 뿐만 아니라 마지막 시청률도 1.19%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일각에서는 김영희 PD를 비롯한 많은 한국 PD들의 행보가 한국 인력 및 방송 노하우 유출 등 적지 않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도 한국 포맷을 사들이는데는 한계가 있어 한국 PD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며, 중국 자본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이다. 무엇보다도 글로벌 시대에 누가 무엇을 가르친다는 개념보다는 일종의 기술 교류 차원의 이적으로 평가하면 될 것이다. 다만 문제는 중국의 자본에 휘둘리는 한국 방송 제작의 현실이다. 노하우 유출은 사실상 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중국 방송 프로그램은 당연히 중국 취향에 맞게 제작을 한다. 하지만 중국의 투자를 받은 한국 방송들이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어 제작을 하고 있어 내용이나 주제면에서 한국만의 고유한 색깔을 잃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도 시급한 상황이다.


 <폭풍효자>는 중국 스케일에 걸맞게 한번 촬영의 제작비가 국내 방송의 1년 제작비에 맞먹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단 두 번 여행에 한 시즌 촬영이 마무리 되는 것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만이 프로그램 성공의 잣대가 된다면 김영희 PD가 강조하는 공익성은 퇴색될 것이다. 상업성, 공익성 등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성적을 따져봤을 때 그의 특기는 <폭풍효자>에서 잘 드러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한 초등학교에서 <폭풍효자> 시청하기를 방학 숙제로 냈다고 하니 중국 사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제는 2030대 한류를 사랑하는 여성 시청자들의 타깃을 벗어나 중국 가족 예능이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한국식 중국 예능의 첫걸음이라는 의미에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또 한국 PD의 성공적인 신고식이라는 의미에서 볼 때, 한국 PD들의 중국 진출 가속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폭풍효자>의 성공에 힘입어 지금의 장단점을 고루 파악한 더 좋은 예능이 만들어진다면 한국 PD들의 중국 진출도 국내 방송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 팟캐스트  # 한중 대중문화 낯설게 하기

http://www.podbbang.com/ch/1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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