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을 마구 꾸밀 수 있는 자유

<아티스트웨이>

by 애매한 채선생


나만의 방이 나만의 공간이 있다. 너무 감사하다. 그런데 왜 난 이 공간에서 집중해서 글을 쓰지 못할까?


글을 쓸 때면 방이 아니라 꼭 다른 곳을 찾는다.


내 방을 보면 나를 나타내는 물건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포스터를 붙인다든지, 사진을 붙인다든지, '유치한' 물건들을 나열해 놓는다든지 이런 것들이 없다. 왜냐하면 정말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방을 꾸미지 않았다. 그리고 방은 깔끔해야 한다고 항상 생각했기 때문에 방에 물건들을 나열하고 벽에 뭔가를 덕지덕지 붙이면 방이 지저분해질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의 어린 아티스트가 즐겁게 뛰놀도록 하는 최고의 방법은 노는 것처럼 일하는 것이다.... 작업공간이 놀이공간 같을 때 일이 가장 잘된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 방은 놀이공간과는 거리가 멀다. 잠만 자는 곳. 어린아이와는 거리가 먼 장소다.


생각해 보면, 여행이나 도서전 같은 곳을 가면 포스터를 사서 방에 붙이고 싶다는 욕구는 항상 있었다. 하지만 나의 실용적인 '어른의 모습'이 자꾸 나타나서 "돈 아깝다", "왜 돈 주고 방을 어지럽히냐" 이런 말들을 해댔다.


참 어린아이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죽여버리는 어른의 행동이었다는 걸 이제는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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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 벽을 깨고 나의 공간을 내면의 아티스트 어린아이가 놀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이런 욕구가 너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왔다.


작업공간은 놀이공간이어야 한다.

창조적인 아티스트의 방이 엄숙함이 감도는 수도승의 방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오히려 짓궂게 말하자면 신들린 무당집 같은 분위기일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크기만 하고 아무런 장식도 없는 썰렁한 방에서는 못 견디게 지루해한다. 우리의 아티스트도 마찬가지이다.



당장 내 방을 꾸며도 된다는 생각에 설렌다. 당장 포스터를 사서 붙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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