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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Lewis
한 편의 시
나주
김 모루
나주에 갔다
능 주변의
너른 들판에는
공허한 바람만 지나가고
천오백 년 전
매장된 주검들 앞에 서니
내 뒤를 숨 가쁘게 쫓았던
죽음의 그림자가 보인다
밤은 낮 뒤에서
비밀을 아로새기고
역사는 유적 안에서
영면하듯이
떼어낼 수 없는
연의 궤짝을 두른 채
비사를 간직한
잊힌 인물들
고대 금성의
윤색된 유물에는
진실의 조각들만이
흩어져 있었다
그 빈틈을 메우려고
한을 달래듯이
봉분 주변에는
회오리만 맴돌고
고요는 점점 쌓이고
밤의 적막은 깊어만 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