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미소
앵앵대는 모기가 리드미컬한 춤을 추고
비행기가 하늘을 낮게 가르며
섬의 가장 안전한 곳으로 향하는 시간
푸름의 어스름 먹으며 노래는 시작된다
적막에 둘러싸인 텅 빈 항구는
밤의 신부를 맞기 위해
분주하던 낮의 얼굴을 지우며
불빛에 비낀 자신을 들여다본다
샛별처럼 물마루에 자라난 별들이
노을 위로 뒤덮는 어둠을 밝히면
사방에는 풀벌레 소리 가득찬
여름밤이 찾아온다
*산지 등대 언덕에서
오늘도 잘 살았다고 밤과 악수하며
만족한 오늘의 나에게
밤의 미소를 건네면서.
*산지 등대: 사라봉 중턱 언덕으로 1917년 무인 등대가 설치된 곳이며 제주항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