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겨울처럼

오늘의 시

by 모루

새들의 겨울처럼


모루

산 만한 폭풍을 이끈 한파에

먹구름 낀 눈발처럼 내 머리가 어지럽다

오로지 세상에서 몸 기댈 수 있는 가지에 앉아

몸을 부풀리는 새들의 겨울이 왔다

반상회 열듯 오전에는 무척 소란스럽던 그들도

갈수록 말이 없어지는 냉기 속에

마음을 탐스럽게 부풀리는 인간의 언어란

한 겨울 광야에서는 한낱 보잘것없다

추워질수록 내면의 깃을 부풀리는 새들처럼

자신을 가꾸며 충실히 살아야 하는 오늘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