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부르의 우산을 접고

한 편의 시

by 모루

쉘부르의 우산을 접고


모루


박새가 주위에서 재잘거려요

물떼새도요

비 갠 도로 위에

전정된 소나무 가지에

총총거리며 날아다녀요

소나무등껍질 같은 내 마음에

영혼의 부리를 두드리며

영감의 언어를 휘저으며

문을 두드리고 있어요

새벽 빗길에

쉘부르의 우산을 받치며 달렸는데

이젠 그 우산이 필요 없어졌어요

보랏빛 새벽이 지나고

봄바다 위 비양도가

한 뼘 자라났거든요

봄은 섬을 살찌우고

새를 여위게 만드는

비밀을 품었어요

섬 속에 섬을 보면서

삶 속에 나를 보아요

당신도 봄비에 나처럼

맑아지기를 기도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