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작은 내란

'나'는 시인입니다

by 모루

교육사업이 초기 단계였을 때 한 지역국에 여러 지역국이 통합되었던 때가 있었다. 말하자면 강남지역은 송파지역국이 총괄하던 때다. 송파지역국에서 작은 내분이 있었는데 구리지역을 담당하던 지역팀장이 퇴사한 일이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여기에 강남지역의 몇몇 강사가 개입되었고 여전히 구리지역의 K 팀장과 모의를 한다는 소문이었다. C 부장이 넌지시 알려준 이야기였다. C 부장은 K 팀장과 전 회사에서 이미 잘 알던 사이였다고 들었는데 내가 K 팀장을 만나서 강남의 균열을 단속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그리고 구리 지역에서 K팀장이 다른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는 않은지, 우리 내부의 기밀이 혹시 외부로 누설되지는 않은지 걱정스럽다고 얘기했다.

회사에서 퇴직하고 본인 사업을 하는 것까지 간섭해야 하는 부조리에 나는 상당한 의구심이 났는데, C 부장은 구리지역의 성과가 미흡한 부분을 K 팀장 탓으로 돌렸고, 거기에 강남 지역의 일부 강사가 교육사업 전반에 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를 내자, 강남지역의 P 강사 역시 K 팀장과 한패였다고 몰아세우며 가만히 있으면 큰 반란 세력으로 커질까 우려하고 있었다.

바다에서 솟아오르는 용천수

내가 강남사업국장으로 왔을 때부터 P 강사는 주변을 돌며 나를 주시했던 것 같기도 했다. C 부장 편인지 아닌지 P 강사 스스로 판단을 하다가 한 번은 나에게 커피 한 잔 하자며 카페에서 만났다. 아무 이유도 모른 채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 P 강사는 내보이지 않았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사업 초기에 본사에서 강사들에게 제시하던 계약 내용이 많이 변질되었다고 말했다. 회원 한 명 당 강사에게 지급하던 수수료 비율이 순증에 따라 많게는 60%까지 되었었는데 지금은 최고가 48% 밖에 되지 않는다며 뭔가 잘못되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비정규직인 강사들 입장에서는 초기 정착 지원금을 빼고는 수수료가 전부였는데 본사의 수수료율 인하가 강사들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러고 보면 내가 입사할 때 강사수수료율이 변경되어 각 지역국에 공표되었는데 이때 사무실 분위기가 매우 안 좋아 다른 국장들 역시 강사의 눈치를 봤던 기억이 떠올랐다.

KakaoTalk_20230629_100553513.jpg 떠내려가는 사과

C 부장은 사업 이익을 내기 위해 강사의 수수료율을 재조정하였고, 사장과의 미팅 시나 교육사업본부의 입지를 위해 강사들의 수수료를 갖고 교육사업을 저울질한 것이다. 이때 목소리를 냈던 유일한 직원이 구리 지역의 K 팀장이라는 것을 그때 알게 되었다. 같은 송파 지역국에 속한 강남지역국의 P 강사와 K 팀장은 이렇게 서로의 의견이 맞아 한 목소리를 냈고, 이것을 감지한 C 부장이 K 팀장을 본사로 호출하였는데 신기하게도 몇 달 지난 뒤 자진 퇴사하였다고 한다.

내가 입사하기 전, 송파지역국은 이러한 분란으로 본사에서 미움받는 지역국으로 찍히게 되었고, 여기에 한 명의 국장이 퇴사하고 두 명의 국장이 투입되어 작은 내란 후의 상황을 정리하였는데 분당지역국장이 C 부장의 지지 아래 총대를 메며 강사들을 설득하였고, 그 뒤를 이어 늦게 투입된 나만이 '작은 반란'을 나중에 인지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강사들이 왜 내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는지, 왜 내게 다가오지 못했는지 알게 되자, 내가 알던 C 부장과 분당지역국장의 다른 면을 알게 되면서 차츰 인간적으로 실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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