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하 Nov 01. 2020

주식 지분 교환의 경영

네이버와 CJ, 카카오와 SKT

[이 글은 IT산업과 경영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기업간 협력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예시로 몇개만 생각해보자면...

1. 서로의 서비스/제품을 이용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할 수도 있고,

2. 두 회사가 돈을 내어 조인트 벤처를 설립할 수도 있죠.

3. 서로의 지분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주주가되어 보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식도 있겠네요!


마침 얼마 전에 네이버와 CJ 그룹이 6000억 규모의 주식 교환을 체결한다는 기사가 발표되었는데요, 오늘은 여러 방식 중 '지분 교환'에 대해서 간단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주식교환은 말 그대로 서로 회사의 지분을 확보하여 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나의 회사'로 만들어 더욱 자발적으로 협력하게 만드는 매우 직관적인 방법입니다.


그렇다면 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식으로 업무협약을 하지 않고 번거롭게 서로의 주식까지 구입하는 것일까요?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주식교환으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협력이 가능하고, 협력을 통해 각 회사의 이익뿐만 아니라 상대 회사가 얻는 이득도 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네이버 & CJ그룹


이번 네이버와 CJ그룹의 주식교환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네이버는 CJ그룹사 중 CJ대한통운, 스튜디오드래곤, CJENM과 각각 3000억, 1500억, 1500억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교환했습니다. 이는 서로에게 매우 전략적인 결정이었습니다.


네이버가 가장 크게 밀고있는 분야는 크게 '이커머스(쇼핑)'와 '콘텐츠'입니다. 대대적인 어플 개편을 통해 왼쪽 탭은 쇼핑 관련, 오른쪽 탭은 콘텐츠 관련 내용으로 바꾸기도 하였죠.


우선 콘텐츠 측면에서 네이버는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등으로 무수히 많은 IP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IP는 드라마, 굿즈, 영화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는데요, 이 때 콘텐츠 제작 및 배급을 하는 스튜디오드래곤, CJENM과 협업할 여지가 매우 높습니다.


협력을 한다면 네이버 입장에서는 자신의 IP를 수익화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제작사(스튜디오드래곤)와 배급사(CJENM)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당 회사들이 네이버의 IP를 성공시켜서 성장한다면 주주인 네이버 입장에서는 투자효과도 얻을 수 있는 셈입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CJENM의 입장에서도 주주인 네이버가 가장 좋은 IP를 줄 것이기에 안정적으로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는 환경을 갖출 수 있습니다.


쇼핑 측면에서 네이버는 쿠팡에 이어 국내 이커머스 양대산맥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거래량을 자랑하지만, 물류는 자체적으로 운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류는 CJ대한통운과 같은 외부 물류사가 담당하는 구조입니다. 


이번 협력으로 네이버는 국내 최대의 물류회사(CJ대한통운)를 동맹으로 확보한 셈입니다. CJ대한통운 입장에서 네이버의 물량을 확보하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으며,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이 성장한다면 주주로써의 이익도 기대할 수 있게되는 것입니다.



#카카오 & SKT


카카오와 SKT도 작년에 3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했습니다.


사실 (SKT)티맵과 (카카오)카카오맵, (SKT)티맵택시와 (카카오)카카오택시, (SKT)11번가와 (카카오)카카오커머스 등으로 겹치는 분야도 많아서 '네이버 + CJ그룹'처럼 이해타산이 직관적으로 맞아떨어져 보이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가 연예기획사와 (카카오페이지, 다음웹툰을 통한) 콘텐츠 IP를 갖고있고 SKT가 웨이브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SKT가 통신기업이고 카카오가 클라우드 등 다양한 IT 사업을 영위한다는 점은 충분히 협력의 여지가 많은 부분입니다.


이렇듯 지분 교환은 여러 분야에서 기업 간 협력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카카오의 주식이 많이 오른것을 아는 지금, SKT는 협력으로 인한 이득보다는 투자수익이 더 두드러져 보이기는 하네요!)



#백기사 효과


사실 지분을 교환하면 단순 협력 외에 '백기사' 효과도 있습니다.


예를들어, 네이버가 최대주주의 의결권이 10%이고 악의적으로 특정 회사가 네이버 주식을 15%만큼 취득해서 경영권을 위협하려고 한다고 가정합시다. 이 때 지분교환으로 (주)호박너구리가 네이버 주식 10%를 갖고있다면 네이버는 (주)호박너구리의 도움을 받아서 경영권을 지켜낼 수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지나칠뻔한 네이버와 CJ그룹의 지분교환 협력 기사, 자세히 알고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