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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Sep 12. 2020

SKT와 파괴적 혁신

파괴적 혁신으로 잃은 찬란한 과거

[이 글은 IT산업과 경영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20대 중반 이상이라면 대부분 싸이월드나 네이트온은 해봤을 것이다.


페이스북이 들어오기 전 국내 SNS의 최강자는 싸이월드였다. 네이트온 역시 메신저로 큰 인기를 끌었고 포털서비스 네이트는 국내 3위까지 올라왔었다.


그리고 이 모든 서비스를 소유한 기업이 SKT였다.


#SKT의 찬란한 과거


역사에 만약이란 없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각기 대박날만한 회사이다.


네이트는 네이버까지는 아니더라도 다음정도로 키울 수 있었을 것이고, 네이트온은 카카오가 될 수 있으며, 싸이월드는 국내 페이스북의 위치가 되는 셈이다.


여기에 해외진출까지 있었다면 그 위상과 규모는 더욱 엄청났을 것이다.

(현재 카카오에게 매각한 음악서비스 멜론도 갖고있었다)



#파괴적 혁신의 무서움과 사례


그렇다면 SKT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자기파괴적 혁신이 두려웠던 것이다.


어려워 보이는 용어지만 사실 간단하다. SKT는 통신업체로서 200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년 SMS 문자 수익으로 연 9000억 원을 벌었다. SKT입장에서는 모바일 시대가 오는 것도 알고 네이트온이라는 기술력도 갖춘 상황에서, 카카오톡과 같은 서비스를 만들면 자체적으로 수익을 갉아먹게 되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파괴적 혁신이란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의 밑바닥부터 공략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장악하는 전략'인데, SKT가 두려워하는 사이 카카오가 성공적으로 파괴적 혁신을 이뤄낸 것이다. 카카오는 그렇게 무료 메신저로 시작해 기존 SMS 시장을 장악하고 지금은 촉망받는 IT기업이 되었다.


사실 이같은 사례는 SKT외에도 여럿이 있다.


제록스라는 기업이 기업용 복사기로 복사기 시장의 대명사였으나, 캐논이 개인용 복사기 시장을 새로 창출하여 결국 1위로 도약한 사례가 그러하며, 블록버스터라는 거대 기업이 관심갖지 않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출하여 성장한 넷플릭스또한 그 일례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지금에서야 SKT가 어떻게 했어야 한다고 지만, 9000억의 매출을 기꺼이 포기하기는 누구나 어려웠을 것이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례를 교훈으로 투자자라면 시장 변화를 읽고 성장할 회사를 알아야 하며, 경영자라면 눈앞의 수익보다 더 큰 회를 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 별첨.

SKT가 지금 아무런 노력도 하고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사의 주력 사업인 통신에서 5G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음악 서비스 FLO와 지상파와 같이 합병하여 만든 OTT 서비스 웨이브(Wavve)를 운영중이다. 또한 보안분야와( ADT캡스라는 오프라인 보안, SK인포섹을 통한 온라인 보안 서비스 추구), 19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11번가라는 이커머스 분야도 운영중이다. 이외에도 원스토어 운영, 카카오와의 3천억 지분교환을 통한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방면에서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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