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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Sep 14. 2020

플랫폼 기업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플랫폼 서비스들의 고민,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이 글은 IT산업과 경영 뉴스레터, 위클리 호박너구리에 먼저 작성한 글입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받아보고 싶다면 구독을 신청해 주세요.]


#한 번쯤 고민하는 플랫폼 사업


Uber와 Airbnb와 같은 스타트업을 비롯하여, 잘나가는 많은 기업들은 현재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함에 있어서, 플랫폼 비즈니스는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소비자와 공급자 모두를 확보해야 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각광받는 만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가 어렵다. 또한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먼저 모아야하는지 공급자를 먼저 모아야하는지에 대한 전략은 '닭이 먼저인지 달걀이 먼저인지'와 같이 해결되지 않은 난제처럼 남아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


그렇다면 수많은 기존의 플랫폼 회사들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구축해 나갔을까?


이러한 플랫폼 전략에 대해 [플랫폼 레볼루션]이라는 책에서는 8가지로 분류하여 분석해 두었는데, 오늘은 이 중에서 자본이 덜 소요되고, 참신하다고 생각된 두 가지 전략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나머지 전략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다른 6가지 전략은 글 아래에 별첨으로 정리해두었다)


소개할 첫 번째 전략은 오픈테이블, 레드버스 등이 사용한 '단면 우선' 전략이다.


'단면 우선' 전략이란, 특정 사용자 그룹에게 혜택을 주는 제품/서비스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추후에 그것을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때, 최초 사용자 그룹과 상호작용하기를 원하는 두 번째 사용자 그룹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인 '오픈테이블'은 전화로 들어온 예약을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먼저 '식당'만을 유치하였다. 처음부터 고객까지 함께하는 플랫폼 서비스를 만든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게 오픈테이블은 예약 관리 프로그램을 우선 배포하여 식당들이 테이블 좌석 관리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서비스를 이용하는 식당을 충분히 유치한 이후에, 해당 식당들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그룹으로 대상을 확장하여 '식당 예약 시스템'이라는 플랫폼으로 전환한 것이다.


인도의 버스 예약 플랫폼인 '레드버스'도 오픈테이블과 같은 방식으로, '버스 운영자' 고객을 대상으로 좌석 관리 시스템을 제공한 다음에, 버스를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 그룹으로 대상을 확장하여 버스 예약 플랫폼으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로 소개하고 싶은 전략은 인디고고, 킥스타터의 '생산자 주도 전파' 전략이다.


'생산자 주도 전파' 전략이란 생산자를 끌어들일 수 있게 플랫폼을 설계하여, 생산자가 직접 자신의 고객을 플랫폼 이용자로 끌어오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생산자 입장에서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더 자발적으로 플랫폼 고객을 유치해오게 되는 것이다.


이에 해당하는 사례로, 앞서 언급했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인디고고와 킥스타터가 있다. 이들은 펀딩이 필요한 생산자들이 모금 사이트를 열고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와 그들이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편한 방식을 제공해준다. 그러면 생산자들은 그들의 고객이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직접 유치하게 되는 것이다.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 외에 스킬셰어나 유데미같은 교육 플랫폼 역시 이러한 전략을 이용한 사례이다. 강의를 올리고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여 강사들이 직접 온라인 강좌를 열고, 자신의 학생들을 플랫폼에 참여시키도록 만든 것이다.



#다양한 전략의 존재 가능성


위의 전략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플랫폼 서비스를 창업하거나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로 모델로 생각하고 있다면, 단순히 무조건적인 투자로 양쪽 고객을 창출할 생각만 하기보다는 다양한 전략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금전에 여유가 있다면, 그냥 돈을 사용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지 않더라도, 서비스를 리드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글을 통해 전략에도 다양한 방식이 존재할 수 있음을 고민해보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 별첨

전략1. 인텔의 '토끼 따라가기' 전략

- 가능성 있는 보완재 공급자와 제휴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기업들과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어, 결국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을 이끌어내는 전략이다.

- 인텔은 자사 제품이 들어간 무선 노트북 시장의 확장을 위해서는 무선 인터넷 시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따라 통신회사 NTT와의 제휴를 통해 해당 시장의 가치를 다른 사업자들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기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최종적으로 해당 시장이 커질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전략2. 페이팔, 유튜브의 '업혀 가기' 전략

- 다른 플랫폼의 기존 사용자들과 관계를 맺고, 이들이 내 플랫폼에 오게끔 만들 자신만의 가치를 생성하는 전략이다.

- 페이팔은 '이베이'에서 활동하는 판매자들을 초기 고객으로 만들었고, 이에 따라 페이팔 사용자 규모도 급증했다. (추후에는 이베이가 자사의 결제 서비스를 포기하고 페이팔을 인수하기도 하였다)

- 유튜브는 소셜 네트워크 '마이스페이스'의 인디밴드를 공략하여 그들의 음악 영상을 업로드하게 만들었고, 추후 소비자들도 더 쉽게 데려올 수 있었다.


전략3. 구글의 '씨 뿌리기' 전략

- 양면 시장 중, 한 쪽에 어필이 될 만한 가치를 만듦으로써 한 그룹을 확보하고, 이에 따라 다른 사용자 그룹도 따라오게 만드는 전략이다.

-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초기에 카테고리별로 최고의 앱을 개발한 개발자들에게 500만 달러의 상금을 걸었는데, 이로 인해 더 많은 앱이 생겨났고 이는 더 많은 고객 확보에 도움이 되었다.


전략4. 마이크로소프트의 '유명 브랜드 이용' 전략

- 플랫폼에 꼭 필요한 핵심 사용자 그룹을 끌어들이기 위해 유명 브랜드를 이용하는 전략이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X박스를 출시할 때, 인기 게임 '헤일로'를 X박스 독점으로 출시하여 많은 헤일로 게임 팬들은 X박스를 구매하게 되었다.


전략5. 트위터의 '빅뱅' 전략

- 전통적인 푸시 마케팅 방식을 사용하여 플랫폼에 대한 막대한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냄으로써, 동시 다발적인 참여 효과를 일으켜 즉각적으로 네트워크를 완성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다.

- 트위터는 2007년 음악 축제 SXSW에서 11000달러를 투자해 행사장의 주 통로에 대형 모니터 한 쌍을 설치했다. 그리고 사용자들이 특정 문자를 트위터 SMS로 보내면 즉각 가입이 되고, 실시간으로 트윗이 대형 화면에 뜨게 만들었다. 그날 사람들은 자신의 글이 실시간으로 대형 화면에 뜨는 것을 보았고, 수많은 사람들이 트위터에 자연스레 합류하고 열광하게 되었다.


전략6. 페이스북의 '마이크로마켓' 전략

- 이미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회원이 있는 작은 시장을 목표로 하여 시작하는 전략이다.

- 페이스북은 하버드 대학이라는 작은 커뮤니티에서 상호작용을 높이는 것에 우선 초점을 맞춰 성장한 이후, 다른 커뮤니티로 확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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