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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Sep 13. 2020

사회초년생의 첫 사이드프로젝트 후기

업무와 프로젝트 사이의 모순

개발자로 일을 하고 나서 한 1년쯤 뒤에 창업에 관심있고 친한 형들과 처음으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마침 업무 외의 개발 실력도 기르고 싶고, 서비스도 만들어보고 싶던 나에게 좋은 기회였고 첫 회의부터 순조로웠다.


우리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냈고, 빠르게 실행해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결정해서 실행에 옮겼다. 우리는 아이템이 잘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다들 직장에 다니고 있던지라) 평소와는 다른 일에 즐거워했다.


과정은 언뜻 보면 바람직한 사이드 프로젝트였다. 업무에 지장이 가지 않을 정도로 1주일에 한 번 모였고, 각자 일을 나누어 1달 반 정도만에 사이트를 런칭했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고양이 덕질할 콘텐츠와 굿즈를 모아둔 사이트, 캣디자인샵이었다.



#기대가 현실과 다를 때


그렇게 처음 지인에게 홍보를 하고 방문자가 생겼을때는 무언가를 만들었다는 것에 기뻤지만, 이후는 모든 것이 생각과 달랐다.


(당연히 마케팅을 안하니) 방문자가 별로 오지 않았고, 트래픽에 따른 광고 수익을 기대했는데 (콘텐츠가 거의 외부 링크로 이어지는 것이라) 광고도 승인되지 않았다.


그렇게 제대로 이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아예 커뮤니티로 가거나 아예 상품을 모아서 판매하는 쇼핑몰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후 이런저런 시도를 하다가 런칭 한두달 후에 프로젝트를 그만두게 되었다.



#사이드프로젝트는 사업이 아니다


첫 사이드프로젝트를 통해 두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첫 번째는 내 기획 능력의 부족이다.


아이템을 선정하고 시작함에 있어서 우리는 크게 조사를 하지 않고 무작정 시작했다. 나는 제대로 기획하여 프로직트를 진행하지 않았고, 팀원들에게 업무 분담을 하거나 타임라인을 수립함에 있어서도 부족한 부분이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제대로 조사하고 기획한 후 목표나 방향을 고려하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 번째로 '사이드프로젝트는 사업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업은 모든 노력과 시간을 쏟아도 될까 말까 한 영역이다. 그러나 사이드프로젝트는 본업이 있는 사람들이 취미로 모여서 하는 일이다.


다시 생각해보면 나는 사이드프로젝트의 노력을 하면서 사업의 성과를 기대힌 것이다.


만약 사업이었다면 커뮤니티로 피벗했을 경우 인플루언서를 찾아다니거나 다른 관련 커뮤니티 활동을 했을 것이고, 쇼핑몰로 피벗했을 경우 공장에게 연락하여 자체 제품을 구축하려고 노력했어야 한다.


본업을 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우리가 들인 노력은 사이드프로젝트스러웠다. 그러면서도 기획이나 목표는 사업적 성격을 가졌으니 여러 한계점이 생긴 것이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말하면 복권을 사는 노력을 들여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사이드프로젝트는 성공이 아니더라도 같이 활동한 형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고,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종종 사이드프로젝트를 할 계획인데, 이렇게 성장하고 발전하며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게 될 이후가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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