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머릿결 흩날리는
봄날의 너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거친 비바람에 나뒹굴어도
못난 얼굴로 눈물범벅이 되어도
너는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였다
괴로움이었건
두려움이었건
수치스러움이었건
너는 그 순간 가장 빛나는 존재였다
미워하지 마라
원망하지 마라
자책하지 마라
그 순간만큼
너 자신에게 완전했던 때가
어디 있었겠는가
어느새
여린 강물은
바다를 연모戀慕하여
유려流麗하게 흘러가니
너는 지금
충분히 아름답다
/
돌아보면 늘 부족하다고 느꼈다. 남들이면 100% 만족하고도 남을 일인데 나의 기준은 늘 높았기에 불만투성이이었다. 실수를 허용하지 않았던 나. 삶은 늘 긴장의 연속이었고 나를 더 채찍질해야만 했다. 과거는 늘 부족했고 미래는 늘 불안한 희망이었다. 그래서 현재에 두 발을 딛지 못하고 현재를 부정했을지 모른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나는 매 순간 온전히 전부였다. 부족한 대로 두려운 대로 부끄러운 대로 그게 나의 전부였고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혼자라고 느낄 때조차 삶은 단 한 번도 내 손을 놓은 적이 없었고 단 한순간도 날 버린 적이 없었다. 돌이켜보니 부정하고 싶었던 기억들은 늘 삶의 최고의 순간이었다.
# 충분히 아름다운 너에게 / 2022. 4. 20.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