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우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시간과 동시에 삶이 시작되었기에 시간은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만 언젠가 멈출 것이다. 시간이 멈춘다는 것은 생이 멈춘다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시간을 운용할 권한이 내게 없기에 언제 멈출지는 아무도 모른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책상 위에 놓인 모래시계를 뒤집는다. 삶이 흐르는 것과 멈추는 것을 지켜본다. 15분용이다. 시간은 상대적이기에 삶의 유통기한은 15분일 수 있다. 우주의 시간으로는 백 년의 시간도 눈 깜빡하는 사이라고 하니 시간의 양이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한 알 한 알 떨어지는 그 순간만이 살아있는 유일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