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풍경 May 21. 2022

공백空白

그대가 말을 한다   

   

단어와 단어 사이의 

깊은 공백을 듣는다


그때 

그대의 말은

푸른 언어가 되어 

봄햇살로 피어난다


그때 

그대의 말은

하늘이 되고

바다가 된다

    

하얀 공백과 

파란 호흡 속에는

한 사람의 내력來歷이

온전히 담겨있으니

      

공백까지 모두 읽을 때

호흡까지 모두 받아들일 때

그 사람과 하나가 된다  

    

/      


우리는 대화할 때 상대의 말을 온전히 듣지 않는다. 자신이 듣고 싶어 하는 말만 듣고 자신의 기대와 다르거나 거슬리는 단어 하나에 꽂히면 대화 전체를 왜곡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언어는 언어의 이면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때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이처럼 한 사람을 제대로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의 언어의 공백과 호흡까지 읽을 수 있어야 한다.   

# 공백空白 / 2022. 5. 21. punggyeong       




매거진의 이전글 시절인연時節因緣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