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더 킬러는 차갑고 이성적인 스릴러 액션 영화입니다. 천재 킬러가 한 순간의 실수로 사랑하는 연인이 잔인한 폭력에 희생자가 되자. 이에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입니다.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목적지로 향해가는 킬러의 모습이 신뢰감을 줍니다. 피칠갑을 하는 액션을 보여주는 존윅과는 그야말로 대척점에 선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존윅 류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이 영화는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차분하고 이성적인 전개가 우아하게 다가온 영화였습니다. 이야기의 완성도가 훌륭한 좋은 영화였습니다.
그 동안 킬러가 육체적이고 기술적인 인물로 대표 되었던 영화들과는 대척점을 지닙니다. 영화속의 킬러는 매우 지능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앞서 언급드린 것처럼 존윅과는 반대되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의 초반부터 계속 되는 킬러의 나레이션은 마찬가지로 지적이고 세련된 나름의 자신만의 철학을 이야기 합니다. 능력있는 킬러로서 할법한 대사들인데. 어딘지 모르게 불쾌합니다. 자신은 소수이고 재능이 있는 인간인데 비하여, 다른 사람들은 무능력하다는 말인가 그런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른바 선민의식이라고 할까요. 그런 면이 있는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순간의 실수로 킬러는 자신이 말하는 엘리트 킬러로서 흠집이 나게 됩니다. 실수의 대가로 사랑하는 애인이 폭력에 희생되기도 하죠. 이때부터 킬러는 자신이 세웠던 킬러로서의 원칙들을 거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말미에서는 일반 시민이 되기를 자처하기에 나섭니다. 이러한 변화는 실수와 고통 속에서 킬러는 스스로가 짊어지고 있던 부담감과 선민의식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러아야 하는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킬러로서는 실패했지만, 그 실수의 힘으로 인간적인 성숙과 사랑을 얻게 되는 결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성적이고 차가운 킬러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영화는 킬러가 가진 잔혹함과 힘을 전면적으로 부인하진 않습니다. 복수의 과정에서 킬러는 잔혹한 살인을 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들은 매우 간결하고도 짧게 표현됩니다. 하지만 4부의 짐승 파트에서는 꽤 진한 액션을 볼 수 있는데요. 그것은 상대방이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인데요. 폭력이 필요하다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칫 루즈해질 수 있는 이야기에서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해주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5부 전문가 파트에서 전문가는 매우 지적인 인물입니다. 아마도 실수를 하기 전의 킬러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인물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부를 쌓고 나면 이일을 그만두겠다고 마음 먹었음에도 쉽사리 그만 둘 수 없었고, 결국 죽음을 코 앞에 남겨둔 위치에 처하게 되었죠. 전문가는 곰의 우화를 들려줍니다. 그것은 폭력이란 악순환의 고리가 끊을 수 없이 이어짐을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다행이 킬러는 이 우화의 인물처럼 우매한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습니다. 수 많은 느와르 영화의 주인공들이 빠졌던 함정이었죠. 여타 킬러를 다룬 영화와는 다르게 따뜻한 결말을 맺어줍니다.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영화이지만, 주인공이 킬러로서 수 많은 사람들을 죽여왔다는 것을 안다면, 이 결말이 조금은 씁쓸하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폭력의 희생자가 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지만, 킬러가 자신의 과거를 통해 치른 대가가 너무 적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죄책감을 제가 짊어진듯 이 결말에 찝찝함이 남게 되네요.
https://youtu.be/XH4rNhOUyJ4?si=rmkObblLvcTRr7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