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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May 19. 2024

악마와의 토크쇼 리뷰와 해석

 

 악마와의 토크쇼는 시청률이 최고의 가치인 텔레비전 토크쇼의 통렬한 풍자극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안에서 잭의 개인사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며, 오컬트라는 장르적 특징이 합쳐져 절묘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영화입니다. 여러 소재들을 하나의 실로 엮어내는 솜씨가 훌륭했던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70년대라는 과거의 시간적 특징은 좀 더 영화를 흥미롭게 만듭니다. 세트장 안에서만 벌어지는 연극처럼  장소적 한계를 설정해서 관객의 몰입감을 높히면서 제작비를 절감하는 영리한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몇몇 장면을 제외한 영화는 세트장 안에서 벌어지고 끝을 맺습니다.


 먼저 영화의 시대적 배경인 70년대는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에 텔레비전이 주류 매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돈이 오고 가고 토크쇼 진행자들은 유명세를 얻게 되었죠. 이 과정에서  방송간 피튀기는 경쟁이 있었습니다. 시청률 1위를 빼앗기 위해 자극적인 주제에 몰입을 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런 쇼비지니스 미디어의 이면을 폭로하고 풍자하고 있습니다. 그 자극적인 주제로 많은 사람들은 상처를 받기도 했고, 사회적인 부작용을 겪게 되기도 했죠. 영화는 처음에는 이 토크쇼를 재현하며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토크쇼가 가진 허위와 거짓을 드러내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냅니다. 영화가 비극적인 비극으로 흐를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다른 한편으로 영화는 잭의 개인의 서사를 보여줍니다. 토크쇼를 통해 유명세를 얻었지만 아내를 폐암으로 떠나보내게 된 비극적인 사건을 겪기도 했죠. 그 후로 복귀를 시도 했지만 시청률면에서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무리한 시도를 하죠. 크리투스라는 영매가 촬영중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 했음에도 쇼를 중단 시키지 않고 오히려 개인의 성공을 위한 디딤돌로 이용하려 하는 것이죠. 잭은 이미 과거에 아픈 아내를 출연시켜 화제를 모으는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잭의 선택은 결국 비극을 불러오고 맙니다. 잭은 개인적인 인물이지만 이 토크쇼 자체를 대표하는 인물로 토크쇼와 잭은 땔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습니다. 저는 잭은 개인적인 인물이라기보다 토크쇼 즉 미디어를 상징하는 인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이 토크쇼는 오컬트 집단의 거짓으로 가득찬 의식과 견주어 볼 수 있습니다. 후반부에 잭이 오컬트 집단에서 무언가를 받아 마시고 추종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것은 잭이 토크쇼를 통해 자극적인 소재로 사람들을 속이려는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사람들을 혹세무민하는 거대한 오컬트 의식과 다를바 없다는 은유였다고 생각되었습니다. 특정 집단에게만 해악을 끼치는 오컬트 의식보다 어쩌면 잭의 토크쇼가 불특정 다수에게 끼친 해악이 더 클지도 모릅니다. 잭은 이 상상 속에서 처음으로 자기 반성을 합니다. 하지만 반성을 하기에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방아쇠는 이미 당겨졌기 때문이죠. 릴리 속의 봉인 된 악마는 완전하게 깨어났습니다.


 영화는 미디어가 허상이고 허위의식으로 가득차 있다는 것을 오컬트의 거짓된 의식을 현실 속에 구현 함으로서 진실에 다가가게 되는데요. 영화 속에서 카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대사가 나오는데요. 그것이 핵심적인 대사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카메라는 수 많은 거짓을 말해왔기 때문이죠. 그런 카메라가 진실을 말한다는 이야기로 영화 속의 허구는 진실로 둔갑됩니다. 그럼으로서 그 동안 토크쇼가 보여주던 모든 것들이 허위였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맙니다. 즉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모든 악마의 권능은 즉 허구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현실로 불러들일 수 있었던 것은 토크쇼라는 거짓이 가득한 무대였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이 영화는 거대한 풍자극이자. 시청률과 이익에 목숨을 거는 미디어에 대한 비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영화가 향하는 것은 텔레비전이라는 저물어가는 미디어이지만, 지금은 그 자리를 차지한 인터넷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자극적이고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미디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선 비판 의식을 유지하고 있어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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