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15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미키17 리뷰

by 멜리에스필름 Mar 01. 2025

 

브런치 글 이미지 1

 미키17은 계속된 죽음을 맞고 다시 살아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이 남자는 가난하고 곤경에 처해있었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선택은 그것 밖에는 없었죠. 사회에서 약자가 어떻게 고통받고 이용되는지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이런 진지하고도 무거운 주제를 영화는 웃음으로 밸런스를 맞춥니다. 일종의 블랙 코미디이며, 풍자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독창적이고 매력적입니다. 메시지 적인 측면에서는 설국열차의 연장선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약자의 희생으로 굴러가는 사회라는 의미죠. 하지만 이 영화는 그걸 넘어섭니다. 혁명적인 희생이란 결말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영화는 해피엔딩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봉준호식 희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생충의 무거움으로부터 벗어난. 재치있고 재미있는 풍자극 이었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설국열차가 가장 먼저 떠올랐던 것 같습니다. 사회가 가장 약한 존재들의 힘으로 굴러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설국열차의 연장선 격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한국사회의 몇몇 사건들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실업계 고교생들의 체험 활동 중의 죽음과 위험을 외주화하는 파견직 노동자들의 죽음을 생각했습니다. 가장 약한 사람들이 사회에서 갈려나가고 있는 것이지요. 미키는 일종의 사회 현상에 대한 풍자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키 18의 희생 또한 설국열차의 아이들의 희생을 떠올려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키가 죽어도 복제되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으로 죄의식을 덜어내는 데요. 17번과 18번 두 복제인간이 만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아. 17번의 죽음은 결국 17명의 죽음과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같은 기억과 같은 몸을 가지고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조금씩은 다른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던 것인데요. 이 부분을 깊게 생각해보니 많은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생각했던 것보다 이 영화는 훨씬 다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키17은 캐릭터가 부각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매력적이고 개성있게 묘사됩니다. 먼저 선하면서도 약간 부족한 듯 보이는 미키의 모습은 때로 귀엽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의 곁을 지키는 니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강직한 성품과 체력을 가지고 있죠. 뛰어난 군인이기도 한 그녀는 강인한 인물입니다. 미키17이 순응적이고 선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 미키18은 조금은 악동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성격은 권력에 대한 반기를 들어내며 일종의 혁명적인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의 모습 또한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케네스 마샬은 매력적인 미소로 사람들을 속이는 권력에 취한 나쁜 인물이죠. 자신의 사리 사욕을 위해 사람들을 조종하고 이용합니다. 그의 코믹하고도 재치있는 모습들은 부패한 권력자들을 훌륭하게 풍자해냅니다. 


 외계 생명체와 인간들의 관계를 보면서 그들을 원주민이라고 묘사하는 것을 보면서, 미국의 역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더군요. 인디언인 원주민들을 학살하고 몰아낸 끝에 미국인들이 살아가게 된 아프고도 좋지 못한 역사를 가지고 있죠. 외계인과 인간의 관계는 이런 역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대사는 죽음은 어떤 기분이냐는 대사입니다. 누군가는 조롱으로 누군가는 정말로 궁금증으로 미키에게 묻곤 합니다. 착한 마음으로 묵묵히 희생을 견디며 죽어가던 미키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질문하는 것보다 우리 스스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세븐 리뷰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