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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일기

체인소맨 1부(11권까지)를 보고, 개인적 해석과 감상

by 멜리에스컬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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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소맨의 1부를 다보고나면, 이 만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대부분은 마키마의 이상에서 온다고 생각하게 된다. 마키마는 어쩌면 주인공 덴지보다도 1부에서는 중요한 인물이다. 마키마는 매력적인 외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매력이 통하지 않는 자에게는 고위 공안직원이라는 무력을 행사한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자신의 마음대로 움직이게 하는데 전혀 꺼리낌이 없는 인물이다. 인간에게서 그녀를 찾는다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모든 순단을 가리지 않는,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를 결코 악이라고 볼수는 없는게. 그녀의 이상이 세상에 폭력과 고통을 사라지게 하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절대악의 힘으로 세상의 평화를 지키려고 했다. 하지만 세상은 결코 무균실이 아니다. 폭력과 고통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수 많은 생명은 죽게 된다. 이것은 지나친 이상이고 결코 실현될 수 없는 것이었다.


마키마가 체인소맨에게 집착하고 애정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그 힘이 체인소맨에게 있기 때문이었다. 마키마는 선한 목표를 가졌지만, 그 결과에서 가장 큰 악을 행한 것이다. 인간의 역사중 힘에 의지해 패망으로 이어진 수 많은 사례들이 존재한다. 수 많은 독재가 처음에는 이상을 가지고 있었다. 학살과 전쟁으로 그 유명한 나치와 히틀러도 처음에는 공공선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마키마의 시도는 성공할 수 있었을까. 마키마가 기대했던 절대악의 힘을 가진 채인소맨이 아닌. 덴지의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마키마의 야심찬 시도는 실패한다. 하지만 덴지가 아니었다해도 세상을 무균실로 만들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리 없다. 앞서 말한대로 인간의 지난했던 역사가 증명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마키마지만 그녀는 애증의 인물이다. 수 많은 폭력과 전쟁 그로 인한 죽음 속에서 누구나 한번 쯤은 강한 힘을 꿈꾸어봤을 법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키마는 인간이 동경하는 힘을 은유한다고 생각한다. 그녀의 매력적인 외모 또한 폭력에 대한 인간의 동경을 은유하기도 한다.



덴지의 존재는 초반에는 너무 미약해서 무력하게 느껴진다. 매력있는 인물들의 카리스마에 압도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순수한 마음은 하나의 커다란 힘이 된다. 처음 그 마음이 향하는 것은 이성의 성적 매력이다. 어린시절 외로움 속에 사람들과의 유대를 맺어오지 못했던 덴지를 이끄는 것은 본능적 욕망이 전부인 것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서 덴지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인간을 성장시키는 힘이란 결국 시련에 있기 때문이다. 파워와 아키, 히메노를 잃은 덴지는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마키마와 세상을 건 혈투를 하며 결국 승리를 거둔다. 하지만 이 전투에서 덴지는 너무 많은 희생을 치른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던 마키마라는 하나의 세상을 파괴해야 했기 때문이다. 과연 마키마는 체인소맨의 힘만을 동경했던 것일까. 아니면, 순수한 덴지에 대한 마음을 품고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아마도 가혹할 만큼 자신의 이상을 실현시키려는 마키마에게 인간적인 순수한 감정은 남아있지 않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마키마가 이야기의 거대한 이상을 이야기한다면, 덴지는 인간의 순수함과 양심. 긍정적인 모습. 즉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만화는 참혹한 비극을 보여주지만, 그 끝에는 인간의 희망 긍정에 대한이야기로 생각한다. 비극과 아픔이 지나고 난 후에에 비로소 깨닫게 되는 그 감정은 더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체인소맨은 비극과 죽음을 전면적으로 이야기에 사용한다. 히메노와 많은 동료들의 죽음에서 얻은 상실감을 앞으로 나아갈 추진력으로 사용한다.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충격을 받았지만, 인상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보통 주요 인물이 죽고 나면 이야기의 힘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체인소맨은 그와는 달랐다. 후에 죽게 되는 레제, 파워, 아키, 마키마의 죽음 또한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한다. 상실과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서 덴지와 이야기는 성숙해 나간다. 이야기의 핵심적인 소재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죽음과 상실을 잘 사용한 만화가 있었나 생각할 정도였다.



체인소맨은 소년만화의 가벼움과 쾌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둡고 깊은 절망을 주시하곤 한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존재한다는 역설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초반의 가벼움은 라이트한 팬을 위한 징검다리로, 후반의 무거운 이야기를 위한 설계로 볼 수 있다. 물론 덴지의 순수함을 설명하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파워라는 인물의 어디로 튈지 알수 없는 개성있는 성격은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었다. 히메노는 순애적인 사랑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한 편으론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인물이었다. 그것을 덴지를 유혹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인물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다.


아키의 상처 받은 마음은 깊은 여운을 남겼다. 상처 속에서도 옳은 행동을 하고자 하는 그의 강박관념은 때로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결국 덴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다.


코베니의 비겁함, 소심함은 인간의 나약한 마음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때로 그녀를 비난하고 싶지만, 너무도 약한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를 상징한다고 생각한다.


해당 글을 음성으로 듣고 싶은 분들은 영상을 클릭해주세요. 같은 내용입니다.

https://youtu.be/8JemDLeFa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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