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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킬러스를 보고

by 멜리에스컬쳐클럽

변신은 김종관 감독의 영화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 흡혈귀가 되는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간결한 이야기이자만 미장센이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이며 아룸답습니다. 붉은 톤의 커튼으로 치장된 바에서 벌어지는 복수의 전투가 인상적입니다. 오직 붉은 색만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영화였습니다. 연우진. 심은경 배우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연우진 배우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우진 배우와 김종관 감독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라는 영화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준바 있습니다.


업자들은 노덕감독의 작품입니다. 살인청부를 하는데 3단계의 하청을 거치며 그 사이에 오해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 오해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블랙 코미디의 이야기입니다. 영화의 주인공들이 현실의 젊은 청년들 같은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천에 하청을 주는 비상식적인 고용세태를 비판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는 장항준 감독의 영화입니다. 살인마로 알려진 염상구를 잡으러온 사람들이 자정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피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아무도 그곳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염상구를 제외하고는 말이죠. 염상구를 살인자로 만드는 건 누구였을까. 생각해보게 되네요. 마지막 염상구의 엄마가 담배를 피우며 뒤돌아보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장현성 배우와 오연아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무성영화는 이명세 감독의 영화입니다. 가장 난해한 작품이었습니다. 일종의 부조리극으로 풍자와 은유가 이야기의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디아스포라 시티라는 소외된자들이 쫓겨난 도시를 통해서 이 시대의 소외된 자들에 대한 아픔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나타난 킬러 작가들은 그들을 쫓아낸 그 어떤 존재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로, 사람들의 행동을 촉구하는 듯하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마무리는 참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네 명의 감독이 자신만의 짧은 영화를 완성해낸 더 킬러스는 신선하고도 재미있는 시도였습니다.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에서 생각해볼만한 거리를 던져주는 영화도 있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좋아하는 영화만 본다고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는 즐겁게 영화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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