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정민은 아버지의 권유로 속독학원을 간다. 하지만 거기서 하는 행위는 기괴하기 그지 없고, 도저히 이성적으로 설명 되지 않는 행동을 한다. 이를테면 60초 안에 어려운 중국서적을 완독한다든가 기괴한 표정의 안면 운동을 한다든가 말이다. 정민은 기괴함에 두려움을 가지고 아버지에게 학원에 나가지 않겠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그곳은 유명한 곳이고 아무나 갈수 없는 곳이라 설득한다. 어느새 정민은 학원의 장학생으로 선발되고 발표를 앞둔 어느날 학원의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영화는 한국 사회에 비이성적인 교육열과 경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도 동원하겠다는 것이 부모들의 논리다. 그 속의 희생양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던 아이와 자신이 될 수 있다. 비이성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아이를 교육시키겠는가. 관객들에게 묻고 싶다.
또 다른 이야기는 한국 사회의 믿음에 대한 것이다. 짧은 시간에 고도 성장을 이룬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속에 수 많은 도태된 사람들,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공신화에 집착하는 한국 사회의 성공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에 대해 묻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비판적인 영화의 메시지와는 다르게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는 상당히 시각적으로 예쁜편이다. 잘 구성된 카메라 워크와 화면 전환 그리고 인물들의 연극적인 연기까지 합쳐져 시각적으로 즐거움을 주는 영화였다. 정민 역을 연기한 김규나 배우의 연기도 사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