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아 1
화가 라스의 궁핍한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림을 그리는 가난한 화가인 라스는 사랑하는 헬레나의 집에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그는 현실적으로 곤란한 만큼 정신적으로도 몰려 있다. 시종일관 같은 말과 생각을 반복하고 스스로를 고통속으로 몰아놓는다. 그의 고통이 이 소설의 대부분의 지면을 차지한다.
작가는 반복되는 문장을 통해. 운율을 형성한다. 지루하고 답답할 법한 반복을 이 운율로 극복한다. 반복되는 문장 덕에 이야기는 매우 천천히 흘러간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갈 마음이 없는지도 모른다. 라스는 실존했던 화가였고, 죽은 후 한 참이 지나서야 재평가를 받은 화가였다. 소설은 그의 작품을 크게 조명하지 않는다. 그저 예술가 라스의 곤궁하고 고통스러운 삶을 조명할 뿐이다. 그는 긍정적이고 아름다움을 찾아보기 힘든 내면과 외면을 가진 인간이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의 고통은 예술을 만들기 위한 어떤 조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봤다. 뛰어난 심리묘사와 반복되는 운율은 아름답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 소설이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라스나 인물이 여성을 바라보는 방식이기 때문에 작가의 시선이라 볼수는 없었지만, 그것은 대상화대고, 욕망화 된 그런 삐뚫어지고 어딘가 고정된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소설을 읽는게 고통스러웠던 것은 이런 부분도 있었기 때문인 듯 하다.
멜랑콜리아 2
멜랑콜리아2는 노년의 라스의 누나에 대한이야기이다. 라스의 누나는 나이들어 흐릿한 정신력으로 라스와의 기억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녀의 몸과 정신은 현실을 이겨내기 어렵다. 환상과 기억이 뒤섞여 모든 것이 혼탁하기만하다. 동생의 죽음 맞이하는 안타까운 모습이 드러난 소설이었다.
두 소설은 모두 혼탁하고 혼란한 정신의 우울을 보여준다. 인간의 기억과 의지라는 건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후의 명작을 만들어낸 예술가 라스의 모습이 새삼 놀랍다.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하면서도 욘포세의 글쏨씨는 빛을 발한다. 무엇보다도 이 소설을 읽는 것은 무척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는 것이다. 반복되는 글의 운율감은 글을 읽는 재미를 더 했고, 도달할 듯 도달하지 못하는 그 목표는 앞으로 나아갈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