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집 '우리에게 없는 밤'을 읽고

위수정 작가의 소설

by 멜리에스컬쳐클럽

'아무도'를 읽었다.

남편과 별거중인 '나'는 한 남자를 사랑한다. 하지만 남편과의 관계를 깨뜨리지는 못 한다. 정체된 시간들은 인물들간의 긴장을 가져 온다. '나'의 마음은 어떤 건가 생각해 보게 된다. 매력적인 작품이다. 나는 과거 아버지의 불륜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 계속 나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아버지와 나는 거리를 두고 싶어 한다. 어쩌면 나는 아버지와 다르다는 걸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편을 두고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나와 다를 바 있을까? 자기 합리화와 위선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오후만 있는 일요일'은 사대에 걸친 가족들의 이야기이다.

60대가 된 원희가 젊은 피아니스트의 팬이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아이를 임신한 딸과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시어머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후반부 원희의 눈물은 삶과 늙어감, 죽음에 대한 통찰을 이야기 한다.


제인의 허밍

한나와 규희, 두 친구의 이야기이다. 둘 다.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규희의 집은 부유했고, 한나의 집은 가난했다. 한나는 어린시절부터 규희를 동경해왔다. 한나는 인터넷방송을 하고부터 꽤 많은 돈을 벌고 있었지만, 여전히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규희가 살던 곳에 집을 얻는 것이 목표이다. 오랜만에 규희를 만난 한나는 규희로부터 자신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는다. 규희는 자신을 따라하며 놀리던 친구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상처로 남은 기억이 있다며 한나에게 말을 한다. 하지만 그 말로부터 상처를 받은 것은 한나인지도 모른다. 규희의 삶을 동경하던 선희였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두 친구 사이를 가르는 계급과 위계를 보여준다.


우리에게 없는 밤

자신들의 형편보다도 더 많은 돈을 쓰며 길고양이들을 돌보는 은선과 지수는 친구 사이이다. 지수는 성매매를 하며 돈을 번다.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서 섹스를 하고 돈을 번다. 단 상대방과 어떤 관계를 맺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캐로로라는 남성을 만나면서 그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은선은 언젠가 동물복지가 잘된 영국으로 떠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그 목표에 지수는 없다. 캐로로는 은선과 대화를 하지만 언제까지나 그것은 서로가 필요에 의해서 만나는 것일 뿐. 지수는 혼자남겨진 어느 날 고양이를 보며, 사랑을 생각해본다. 자신에게는 너무도 멀고 먼 말처럼 느껴진다.


몬스테라 키우기

마약을 하다가 지방에 요양차 내려온 민희는 큰 집을 청소하는 문제나 감정적 결핍의 문제로 룸메이트를 구한다. 조건은 청소와 집안일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재순을 만난다. 재순은 보육원에서 자라 보호종료가 된 후 고단한 삶을 살아아온 대학생이었다. 처음엔 청소일등 집안일만 하던 재순은 어느 순간 민희와 밥을 먹고 몸을 섞는 것까지 하게 된다. 어느 날 집에 찾아온 민희의 엄마는 재순가 밥을 먹는 것은 하지 말라고 한다. 밥을 먹는 행위란. 감정을 섞는 것. 수평적인 위치에 놓여진다는 의미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민희는 오히려 그런 엄마의 말에 반발한다. 하지만 어느 날 재순이 sns에 자신의 욕을 한 게시글을 발견하게 되고 분노한 후 재순을 집에서 내보네게 된다. 민희는 재순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수평적으로 대한다 생각하지만, 자신이 정한 위계와 권력의 틀안에서 넘어서는 순간 그를 제거한 것으로서. 오히려 엄마의 선명한 차별이 더 위선적이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민희의 룸메이트를 구하는 시도는 그녀의 위선적 태도로 실패하고 마는 것이라 생각한다.


'플루토, 너의 검은 고양이' 재밌다.

애드거 앨런포의 검은 고양이에 대한 오마주인 듯하다. 연인 사이에서도 돈, 힘 이든 위계가 존재한다. 보이지 않는 그 위계로 관계가 깨어지는 순간을 포착한다. 위수정 작가 장르적 감각도 가지고 있구나. 멋지다.


멜론

임신후 몸과 정신이 변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은 매우 우울하게 담겨져 있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변해가는 몸이 그저 태아를 위해 존재하고 있을 뿐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한다.


9

카지노에 매료된 중년 여인에 대한 이야기 그녀에게 삶은 어느 순간 운에 모든걸 맡겨버리고 그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소라는 거기에서 조금 독특한 존재다. 카지노에 매혹되지 않는 존재니까.


나는 사랑하는 진과 집을 떠나왔다. 나는 누군가의 돈을 횡령했고, 집으로부터 떠나왔다. 집이라는 건. 단순히 생활의 공간이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모든 것. 책임져야할 것들 뭐 그런 것들이리라. 이제 나는 돈을 얻었고, 더이상 과거와 책임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결국 집으로 돌아가는 진과도 헤어지고 홀로 남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나는 돈을 얻고 모든 자유를 얻는다. 그건 스스로에 대한 책임도 포함하는지도.


몸과 빛

죽음 이후에 대한 이야기. 이야기가 시적이면서도 매우 아름답고 슬펐다. 삶의 비애와 아름다움 그리고 잊혀지고 사라지는 존재가 되는 것에 대한 슬픔이 담겨 있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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