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너를 집으로 데려오던 날을 아직도 기억해. 작은 몸을 두 손으로 받쳐 들었을 때 생각보다 너무 가벼워서 놀랐어. 그 가벼움이 이렇게 오래 남는 무게가 될 줄은 그때는 몰랐지. 너는 낯선 집 안을 두리번거리다가 결국 내 발치에 와 앉았어.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나는 이유 없이 너를 여러 번 안았어. 그냥, 네 체온이 좋았어.
시간이 흐르면서 안는 횟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어. 함께 있는 게 당연해졌거든. 퇴근하고 돌아오면 너는 현관 앞에서 꼬리를 흔들었고, 내가 소파에 앉으면 조용히 옆에 기대 앉았어. 굳이 품에 안지 않아도 충분히 가까웠다고 생각했어. 늘 곁에 있으니까, 언제든 안을 수 있다고 믿었지.
어느 날부터 네 움직임이 조금씩 느려졌어. 예전처럼 높이 뛰지 않았고, 산책길에서도 자주 멈췄지. 풀숲 냄새를 맡는 시간이 길어졌고, 계단 앞에서는 잠깐 숨을 골랐어. 병원에 다녀온 날, 나는 오랜만에 너를 오래 안았어. 가슴에 닿는 네 숨소리가 조금 거칠게 느껴졌어.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 조금만 쉬면 다시 예전처럼 걷고, 다시 예전처럼 뛰어다닐 거라고.
괜찮지 않았다는 걸, 나는 너무 늦게 알아버렸어.
마지막 날에도 나는 너를 안았어. 몸은 여전히 따뜻했는데, 힘이 거의 없었어. 네 눈은 조용했고, 숨은 짧았어. 나는 네 등을 쓰다듬으면서 계속 말했지. 괜찮다고, 곁에 있다고.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생각이 들었어. 더 자주 안아줄 걸. 바쁘다는 이유로, 피곤하다는 이유로, 나중에 하자고 미뤄두었던 시간들이 한꺼번에 밀려왔어. 왜 그렇게 아꼈을까, 그 짧은 순간들을.
지금 집에는 네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어. 밥그릇은 치웠는데, 바닥에 남은 작은 발톱 자국은 그대로야. 소파 한쪽이 유난히 눌려 있는 것도 그대로고. 나는 가끔 그 자리에 손을 올려 둬. 예전처럼 네가 몸을 밀어 넣을 것만 같아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데,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어.
안는다는 건 그냥 팔로 감싸는 게 아니었어. 체온을 나누는 일이었고, 심장 박동을 느끼는 시간이었어. 말이 통하지 않아도 괜찮았어. 네가 숨 쉬는 리듬이 느껴지면 그걸로 충분했어. 너는 늘 먼저 다가왔고, 나는 그 다가옴을 너무 당연하게 여겼어. 너는 망설임 없이 안겼는데, 나는 그 순간을 충분히 붙잡지 않았어.
산책을 나가면 아직도 네가 자주 멈추던 골목에서 발걸음이 느려져. 풀숲을 오래 들여다보던 네 뒷모습이 떠올라. 그때는 왜 그렇게 오래 서 있나 싶었는데, 지금은 그 시간이 그리워. 조금 더 기다려줄 걸. 조금 더 천천히 걸어줄 걸. 그리고 한 번이라도 더 안아줄 걸.
사진을 보면 너는 늘 내 품 안에 들어와 있어. 나는 무심한 얼굴로 카메라를 보고 있고, 너는 눈을 감은 채 편안해 보여. 그 표정을 다시 만질 수 없다는 게 아직도 잘 믿기지 않아.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공기만 잡혀. 너는 거기에 없는데, 나는 아직 그 자리에 서 있어.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말해. 맞는 말일지도 몰라. 그런데 함께 보낸 시간은 종류로 나뉘지 않더라. 너는 내 하루의 시작이었고 끝이었어. 집 안의 작은 발소리였고, 아무 말 없이도 위로가 되어주던 존재였어. 그 빈자리는 생각보다 넓어. 네 몸 하나만큼이 아니라, 네가 차지하던 공기만큼 넓어.
요즘 나는 가끔 두 팔을 스스로 감싸 안아. 예전처럼 너를 안던 자세로. 그때의 감촉을 기억하려는 건지, 아니면 나를 달래려는 건지 모르겠어. 다만 그 자세를 취하며 잠시 숨을 고르게 돼. 네 체온이 아직 어딘가에 남아 있는 것처럼.
더 자주 안아줄 걸. 그 말은 후회이면서 다짐이야. 언젠가 다시 누군가를 품에 안게 된다면, 미루지 않겠다는 다짐. 당연하게 여기지 않겠다는 다짐. 체온은 생각보다 빨리 식고, 함께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는 걸 이제는 아니까.
너를 안았던 순간들은 사라지지 않았어. 손끝에 남은 감각처럼, 마음 한켠에 조용히 남아 있어. 나는 그 기억을 품고 오늘도 조용한 하루를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