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말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결국에는 무뎌진다고. 그 말은 위로처럼 들립니다. 지금의 고통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이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그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조금만 더 버티면, 조금만 더 지나면, 이 아픔도 흐려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약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분명히 날것의 슬픔이었습니다. 하루가 길었고, 밤은 더 길었습니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상실이 먼저 떠올랐고, 잠들기 직전까지 그 감정이 따라붙었습니다. 그때는 오히려 단순했습니다. 아프다는 사실이 분명했고, 잃어버렸다는 감각이 또렷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겉으로는 달라졌습니다. 일상은 다시 돌아왔고, 웃는 날도 늘어났습니다. 해야 할 일은 해냈고, 사람들과의 대화도 이어졌습니다. 주변에서는 이제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아무렇지 않게 하루를 보내다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익숙한 노래 한 소절, 비슷한 향기, 스쳐 지나가는 말투 하나가 갑자기 숨을 멈추게 했습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다만 잠시 조용해져 있었을 뿐입니다.
시간은 상처를 없애지 않습니다. 대신 상처 위에 얇은 막을 덮습니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합니다. 그러나 그 막 아래에는 여전히 같은 감정이 숨 쉬고 있습니다. 건드리지 않으면 조용하지만, 한 번 스치면 그대로 드러납니다.
저는 한때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해준 것은 해결이 아니라 적응이었습니다. 아픔을 덜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법을 익숙하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상실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제 삶의 일부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완전히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시간은 분명 무언가를 바꿉니다. 울음의 횟수를 줄이고, 일상을 다시 굴러가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치유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상실은 사라지지 않고, 다만 모양을 바꿉니다.
어떤 날은 정말로 괜찮습니다. 이름을 떠올려도 눈물이 흐르지 않고, 기억을 꺼내도 마음이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또 어떤 날은 이유 없이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그 차이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감정은 달력의 속도와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 사람을 향한 마음은 여전히 현재형입니다. 보고 싶다는 감정도, 미안하다는 생각도, 고맙다는 기억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시간이 약이 아니라는 가장 분명한 증거입니다. 약이라면, 이 감정은 이미 옅어졌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제 시간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고쳐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대신 시간이 제게 가르쳐준 것을 생각합니다. 완전히 낫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아픔이 남아 있어도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
시간은 지워주지 않습니다. 대신 함께 걷게 합니다. 사라지지 않는 감정을 안고도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그것이 시간이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더 이상 시간이 약이기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 감정이 제 삶의 일부로 남아도 괜찮다고 말합니다. 사라지지 않는 마음은, 그만큼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약이 아니라는 사실은 절망이 아닙니다. 그것은 사랑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는 증명입니다.
그리고 저는 오늘도, 사라지지 않은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