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접을까? 아직 고민이다.

차라리 관리 잘한 블로그가 더 독자를 많이 끌 수 있지 않을까?

by 즐거운 사라

새벽에 수술한 발목이 아파서 깼다. 너무 아팠다. 그 와중에 담배가 너무 피고 싶어서 아픈 발을 붙들고 절뚝거리며 1층을 내려갔다 올라왔다. 그리고 진통제를 털어놓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쉽게 잠이 오지 않았지만, 선잠이라도 오래 자고 싶었다.


점심쯤 일어나 며칠 동안 집에 머물며 씻지도 않은 몸뚱이를 화장실로 이끌었다. 머리를 감고 말리니 비듬이 생겼다. 선크림도 안 바른 채로 우선 한의원을 갔다. 침을 맞고 나서 드라마틱하게 나아질 줄 알았던 발목은 여전히 아프다. 차를 운전해서 카페를 가는데, 액셀을 밟는 오른쪽 발목이 너무 시큰거렸다. 내일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신사역에 가야 하는데, 양재쯤부터 밀리는 구간에서 엑셀과 브레이크를 끊임없이 오가야 할 오른쪽 발이 벌써부터 안타깝다.


이렇게 가벼운 글도 쓰고 싶다.


그런데 브런치에는 언제나 가벼운 글을 쓰면 안 될 거 같다. 깊은 고민을 하거나, 혹은 무거운 주제를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글을 자주 안 쓰게 된다.


게다가 내 브런치는 오래되어 브런치 운영진 측에서 홍보도 안 해주고, 도리어 비활성화(?)에 구겨 넣었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 그대로 다음 검색엔진에 검색해도 글이 안 뜨는 거 보면 내 브런치 사이트가 완전히 죽어버린 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차라리 바이럴마케팅 방식을 접목해 네이버 블로그를 운영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러면 검색엔진 상위에 뜨고, 많은 독자들이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브런치보다 가벼운 일상을 캐주얼하게 담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더 많은 글을 올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는 쉽게 브런치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2천5백 명의 독자를 버리고(?) 블로그로 가기엔 적지 않은 독자의 수다. 게다가 여태까지 브런치에 올렸던 글을 어떻게 할지, 그러니까 다른 블로그 등에 옮겨 적을지, 그냥 나 혼자 간직할지, 브런치에 방치할지 결정하지 못했다.


나에게 브런치란?


브런치가 처음 생겨난 후 초창기에 작가 신청을 했고, 초창기 작가가 되었다. 그때는 가끔 카카오톡에 있는 채널에 내 글이 올라가곤 했었다. 그만큼 운영진들이 밀어주기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새로운 작가들이 늘면서 새작가들을 밀어주다 보니 올드한 작가들은 관심 밖인 거 같다.


브런치 작가 선정은 공공연하게 인정하는 '등단'의 길은 아니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 캐주얼한 등단에 하나로 간주할 수 있지 않을까? 내 이력서에 브런치 선정 작가라는 내용이 기입돼 있는 걸 보니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이력서를 쓸 일은 거의 없지만, 가끔 부업을 할 때 사용했다).


photo-1512568400610-62da28bc8a13.jpg 라떼 이미지.


라떼는 '인터넷 소설'이 붐이었다. 특히 유명한 게 귀여니라는 작가였다. 그때 귀여니 소설은 모두 책으로 출판되었고, 같은 판도에 뛰어든 젊고 맞춤법 모르는 작가들의 소설이 출판되곤 했다.


아마 취미로 인터넷 소설을 쓴 젊고, 어리고, 순수하고, 문학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막연하게 갈망이 있는 작가의 글이 히트 치면서 출간되는 과정을 겪으며 느낀 감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분명 정식 등단한 작가와는 다를 것이다.


인터넷에 올린 나의 글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거론되고, 인기를 끈다는 것. 나는 문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았고(현재 편입해 문예창작을 전공하고 있다), 등단한 작가도 아니지만 그래도 캐주얼한 등단을 한 작가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브런치 아닐까?


브런치를 떠나지 못하는 오늘도 브런치에 글을 쓴다. 고심하고 돌아오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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