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이년!” 상간녀를 보고 욕하는 친구를 보면서

나는 왜 불륜에 대해 관대할까?

by 즐거운 사라

친구가 인스타그램에 넷플릭스 드라마를 시청하는 모습을 올렸다. 화면을 보니 요즘 내가 보는 드라마였는데, 주인공 남편의 내연녀가 주인공 남편을 꼬시는(?) 모습이었다.


친구는 그 내연녀를 못되게 표현했다. 예를 들어, ‘나쁜년!, 여시같은 년!’ 이런 느낌으로 말이다.

생각해보니 그게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을 보고 나오는 보편적인 반응이다.


사위의 내연녀와 대화하는 주인공 아버지.jpg 사위의 내연녀와 대화하는 주인공 아버지... 대인배쥬?


불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나는 그 드라마 속 내연녀에게 어떠한 나쁜 마음을 품어 본 적 없다. 또한, 불륜의 피해자인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이 되거나, 주인공 남편이나 내연녀를 욕하거나 한 적이 없다.


그저 하나의 이야기로 보고 마는 것인지, 아니면 혹시 나는 불륜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게 아닐까, 라는 의문이 생겼다.


의문...?


그렇다.


나는 불륜 자체를 나쁘게 여기지 않는 사고방식을 하고 있다! 예컨대, 환승 이별에 대해서 진정한 사랑을 찾은 것이니 사랑이지, 배신이 아니다. 라고 생각한다.


불륜 또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그렇다면 사랑이 부재한 불륜은? 그저 불륜은 불륜이고, 내가 당사자가 아닌데 판단하고 싶지 않다.


그러니까 나는 불륜에 대해 관대한 사고방식을 하고 있는 게다. 타인의 불륜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고, 나쁜년놈으로 몰아붙이며 마녀사냥 하고 싶지도 않다.


그렇다면 관대한 사고방식 이면에는 ‘나도 불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전제된 것 아닐까?


확실하진 않지만, 그런 생각이 이면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데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 그리고 환승이별도 한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불륜에 관대한 것 같다.


‘사랑하면, 그런 상황을 만들 수도 있겠다.’


내 주위에도 불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내게 자신의 경험이나 고민을 털어놓는 그 사람들을 단 한 번도 판단한 적 없다.


불륜이라는 미완성될 사랑과 배신과 이기심의 결정을 판단하기 전에 인간적으로 이해하고 싶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불륜이 들통나고서도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인간들을 보면 판단한다. 못된 인성이 드러나면 그건 비판한다. 내게 소중했던, 내게 소중한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최소한의 죄책감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불륜은 환영받을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나 모든 불륜을 욕하고 싶지는 않다. 살다 보면, 사랑하다 보면,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내 모습과 다르지 않을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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