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하라니?

혼자 살 돈이 어딨어?

by 즐거운 사라

결혼한 언니와 어떤 대화를 나누던 중, 독립 이야기가 나왔다.


"내가 청약 부으라고 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독립을 안 하니?"


처음으로 혼자 산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데, 언니 말이 너무 야속하게 들렸다.


우선, 내가 독립을 못하거나, 안 하는 이유는?


첫 째, 새살림을 할 만큼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 아니, 지금 겨우겨우 한 달을 버티며 살고 있다.

둘째, 한 번 나가면 다시는 본가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즉, 사정이 생겨 잠시라도 다시 본집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내 방이 사라지거나, 더 작은 평수로 부모님이 이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셋째, 역시나 돈이다. 월세(임대료), 공과금, 생활비, 식비 등 모든 걸 감당한다면 내 삶이 얼마나 팍팍할까? 치킨이 먹고 싶어도 매번 참아야 할 것이다.

넷째, 당장 나갈 큰 이유가 없다. 나는 그럭저럭 부모님과 사는 것이 적응돼 있다. 일찍 귀가하거나, 장을 봐 두거나 하면서 부모님께 적당히 해가 아닌 되도록이면 득으로 여겨지도록 살피고 있다.


나는 한 번도 혼자 산 적이 없다. 그나마 미니멀하게 산 것은, 언니랑 둘이서 산 적이 있고, 친구랑 둘이서 잠시 지낸 적이 있다. 그 외에는 부모님과 살았다.


혼자 사는 게 겁나는 건 아니다. 물론 물리적으로는 부모님께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 예컨대, 빨래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을 안 하는 것 말이다. 정신적으로는 의존하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아주 어릴 적부터 집안일을 해 본 경험으로 미뤄볼 때, 혼자 살아도 집안일이 자신 없거나 요리를 못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두 가지가 걱정되는 거다. 경제적으로 빠듯한 삶과 돌아갈 곳이 없어진다는 것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돈만 있으면 모든 걱정은 사라질 것이다. 내가 부모님을 부양하면 되는 문제니 말이다.


내심, 나는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에 마음이 불편한 거 같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아쉬운 소리 안 하고 혼자 살고 싶기도 하다. 정말 완전히 모든 것에서 독립되어 어른으로 살아가야 한다고도 생각한다.


돌아갈 곳은 나 자신이라고. 아직 그게 안 되는가 보다. 어쩌면 내가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걸까? 독립은 어려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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