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가 필요해

대화와 글 읽기는 '간접 경험'을,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

by 즐거운 사라

나는 대화를 하면서 영감을 얻거나, 연관된 생각을 확장하는 편이다. 그래서 누군가와의 대화가 부족하면 그만큼 생각의 깊이나 넓이가 좁은 상태로 지낸다. 대화를 통해 지식을 지성화 지키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 때문에 만나는 사람 외에는 소통하는 사람이 없다. 정확히 말해서 소모적이거나 일상적인 대화 말고는 없다.


대화를 대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하나있긴 하다. 바로 ‘책’이다. 혹은 글을 읽는 것이 대화를 대체할 수 있는 매주 좋은 방법이다.


그런데 나는 글을 쓰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너무 안 읽는다. 독서습관이 몸에 안 배어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게 여간 곤욕이 아니다. 그래서 짧은 에세이, 기사 등을 읽는다. 단편적이면서 정보를 파악하기 쉬운 글 위주로 읽는 편이다.


그러면서 사고의 폭을 넓히거나, 깊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대화만큼 신선한 사고는 잘 안 된다. 대화를 통해서는 ‘번쩍’ 거리는 단어와 문장, 또는 감정이 도출되는데, 글을 읽으면서 얻는 생각은 그보다 복잡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대화가 영감을 주거나, 사고의 지경을 넓혀주진 않는다. 너무 어렵거나, 공감이 힘든 대화에서는 속수무책으로 항복해버린다. 별 생각을 못하는 것이다.


혹은 좋은 글감이 될 만한 대화 내용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고 회로가 제대로 안 굴러갈 때가 있다. 그럴 땐, 내 컨디션이 너무 안 좋은 거다. 혹은 대화나 글 읽는 걸 오랫동안 안 했을 때 그러하다.


좋은 대화와 좋은 글을 읽으면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경험은 특별한 감정과 지식을 익힐 수 있는 굉장한 일이다. 그런데 살면서 모든 세상만사를 체험할 수는 없다. 특히 말하기, 글쓰기의 기법은 좋은 글을 통해 익히기 때문에 글을 통해, 말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는 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요즘 대화가 부족하다. 만나는 사람이 별로 없는 탓이다. 요즘같이 통신이 발달한 세상에 꼭 오프라인으로 만나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하고 싶다. 전화나 문자를 통한 대화는 전달되는 언어의 한계가 있다. 반언어, 비언어가 특히 전달될 수 없다. 대화에서 몸짓과 말투는 굉장히 중요한 전달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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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많은 이들과 통신을 하는 것도 아니다. 연락하는 이들도 정해져 있고, 하는 말도 일상적이다. 특별한 대화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그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경험’을 적게 하고 지내고 있기 때문이다.

간접 경험을 통해 영감을 얻지만, 경험을 통해서는 영감 더하기 간접 경험 나누기를 할 수 있다. 내가 새로운 것, 특별한 것을 경험해야만 새로운 대화, 신박한 대화가 진행될 수 있는 거다.


매일 일하는 패턴은 비슷하다. 가끔 조금 다른 일을 하게 되더라도, 누군가와 대화 나누기 어려운 주제가 많다. 대화는 공감이나 관심사가 동일해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일에 대해서 권태로움을 느끼고 있고, 체력적으로 사적인 시간을 활용하지도 못한다. 그나마 새로운 이슈는 내가 그림 동호회에 가입해서 활동한다는 것과 청년 모임에 함께하게 됐다는 정도다. 그림 동호회의 좋은 점은 SNS에 그림 사진을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이고, 청년 모임의 장점은 글쎄, 아직 찾지 못했다. 청년 활동을 통해 기사 발굴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마음처럼 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화가 필요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무리해서 휴가 계획을 잡았다. 사실 금전적인 상황을 볼 때 이번 휴가도 그냥 방콕으로 끝내야 했지만, 다음 달의 나를 믿고 카드로 이것저것 결제했다.


십년 만에 ‘혼자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정말 정신적으로 힐링하면서 현재의 권태로움을 날려버리고 싶다. 그래서 쩨쩨하게 돈을 아끼지 않기로 했다. 큰 차이는 없지만, 한 번도 안 타본 대한항공으로 티켓을 마련했고, 차도 저렴한 작은 차보다 중형차를 선택했다. 럭셔리하기까지는 못해도, 궁핍한 여행은 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폭에서는 최대한으로 여행비를 들였다. 기분이라도 풍요롭게 여행을 즐기고 싶어서다.

잠시 휴가 이야기로 빠졌지만, 나는 휴가를 통해 대화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휴식과 힐링은 더 좋은 것을 채워 넣을 정신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될 거다. 그리고 여행을 통한 경험은 대화의 소재거리를 만들어 준다.


대화가 필요하다. 여행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넓고,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여행을 다녀와서 정화된 마음 상태에서 좋은 대화를, 좋은 글을 마음에 넣고 싶다.


대화는 나에게 간접 경험을 선사하고,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하다. 자, 경험하러 떠나자. 대화가 필요할 때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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