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야 하는 일과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혼자 집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굳이 따지자면 '꼭 해야 하는 일'은 없다고도 말할 수 있다.
내가 일정이 되지 않거나 개인적인 문제로 날짜를 맞출 수 없다고 이야기하면 곧바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나의 일이 타인에게 넘겨지면 (당연하게도) 다음 일을 받기 힘들어진다.
거절이 많은 쪽보다는 수락이 많은 쪽에 일을 주는 편이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도 쉽게 그걸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럼 내가 정말로 '꼭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이란 건 무엇일까, 그건 누군가가 내게 지시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일, 혹은 결과인 경우가 많아,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내 스스로가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결국은 그 무엇도 또렷한 것 하나 없이 지치고 힘들 때도 그 몸을 일으켜 무엇이라도 일단 해야 하는, 그런 처지인 것이다.
타인을 방해하지 않고,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하루 24시간을 내가 좋을 대로 나누어 쓸 수 있는 자유를 가진 대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