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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현진 May 04. 2022

2022년 5월 4일

1년 전 오늘 같은 것, 요즘 내 마음을 힘들게 한다.
1년 전 블로그가 물어준 오늘에 고양이들은 언제나처럼 웃기고 못생기고 평화롭고, 두두는 두 달 뒤의 죽음의 낌새조차 보이지 않는다.
미래를 알고 보는 과거는 그래서 더 슬픈가요.
비실비실이 두두 병원에 데려갔다 와서 이동장 치울 기운도 없어 거실 구석에 며칠이고 던져두었더니
병원 데려가려고 이동장에 넣으려면 나를 물고 뜯고 피투성이를 만들고 나서야 겨우 강제로 집어넣을 수 있었던 두부가, 어쩐지 요새처럼 여기며 줄곧 들어가 있다.
신기하고 웃겨서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마침 그날도 자신의 요로 여긴 이동장에 들어가 사방을 긁어댄 참에 평소처럼 피투성이가 되지 않고도 할큄 몇 번에 지퍼를 닫아 병원에 갈 수 있었다.
그 모든 순간들이 이제는 쓸쓸하고 눈물이 난다.
못 본 지 벌써 열 달, 이렇게 오래 못 본 적이 없었는데 앞으로 점점 더 길어지기만 하겠지.
여전히 두부가 보고 싶어서 운다.


+ 병원 데려가려고 이동장에 넣으려면 나를 물고 뜯고 피투성이를 만들고 나서야 겨우 강제로 집어넣을 수 있었던 두부가, 어쩐지 요새처럼 여기며 줄곧 들어가 있다.

신기하고 웃겨서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마침 그날도 자신의 요새로 여긴 이동장에 들어가 사방을 긁어댄 참에 평소처럼 피투성이가 되지 않고도 할큄 몇 번에 지퍼를 닫아 병원에 갈 수 있었다.

그 모든 순간들이 이제는 쓸쓸하고 눈물이 난다.

못 본 지 벌써 열 달, 이렇게 오래 못 본 적이 없었는데 앞으로 점점 더 길어지기만 하겠지.

여전히 두부가 보고 싶어서 운다.


+가까운 미래를 미처 모르고 평화롭게 사진을 찍었던 죽기 두 달 전, 그리고 2주 전까지도 이렇게 잘 있었는데.

사실은 그 전날까지도, 아니 고기를 챱챱 야무지게 잘 먹은 4시간 전 까지도 너무 건강하고 아무렇지 않았던 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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