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4일 일요일

by 백현진
IMG_20210124_232755_652.jpg

선명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 대해 떠올린다.
먼지가 끼어 창밖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 거라고, 오랜 시간을 들여 부지런히 창을 닦다가 문득
어쩌면 이 창은 처음부터 밖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 불투명한 창이 아닐까 의심해본 적 없을.
밖이 선명히 보이지 않는 창 따위는 떠올려 본 적도 없을 그런 사람.
선명한 풍경이 보이는 건 어떤 기분일까.
그건 그것 나름대로 힘든 점이 있겠지.
노래를 하고 싶어 노래를 시작했는데 외모가 좋으니 배우를 해보자. 그러더니 노래를 부를 일이 없어졌다.
배우가 하기 싫어 머리카락을 길렀더니 그럼 그것대로 시트콤에 캐스팅되었다는 남자와
연기가 하고 싶었는데 그럼 우선 노래하고 춤을 춰야 한다고 몇 년간 노래하고 춤을 춰야 했던 여자.
웃으며 무대에 서 있던 그 어느 순간도 행복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러 개의 선명한 재능을 가진 사람과
오랜 시간 닦아도 선명해지지 않는 창을 가진 사람
무언가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아무것도.
그저 고요히 눈을 감고 있는 쪽을 고르겠다.

작가의 이전글2021년 1월 23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