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26일 화요일

by 백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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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사진을 보다가 문득, 귀 모델이 나오던 소설이 뭐였지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였나.
이건 돌핀 호텔이었나, 아닌가 태엽 감는 새였나.
여기까지 떠올리자 오래전 시골집이 생각났다.
시골에 있던 큰집 뒷마당에는 우물이 있었다.
내가 아주 어릴 때에는 여름이면 우물 안에 수박을 넣어두곤 했다. 그렇다는 건 우물 속에 물이 있었다는 것.
어른들은 뒷마당 우물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물을 길어 썼다.
자라면서 큰집은 여러 번의 공사로 화장실도 샤워실도 부엌도 실내에 새로 만들었고, 내가 어느 정도 자랐을 때는 더이상 아무도 뒷마당 우물가에 일부러 갈 일이 없어졌다.
우물에 이제는 물은 없지만, 우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그걸 떠올릴 때면 나는 파블로프의 개처럼 태엽 감는 새를 떠올린다.
열하루 동안 신주쿠 광장에서 매일 도넛을 먹던 주인공도.
아닌가? 그건 또 다른 책이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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