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31일 일요일

by 백현진

거의 3년 만에 책을 만들었고, 만들고 있을 때는 뼈를 깎고 영혼을 갈아 넣었다고 생각했지만 마감하고 인쇄소에 원고를 넘기고 나니 과연 이게 최선인가 생각이 들었다.
책 샘플이 인쇄소에 들어가 있는 동안 책 판매를 위한 펀딩이 진행되었고 100%가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동시에 누군가 펀딩에 참여하는 걸 볼 때마다 그건 그것대로 마음이 불안해졌다.
누군가 내가 만든 무언가에 지갑을 열고 다른 누군가는 지갑을 열었다가도 닫고 펀딩 금액은 올라갔다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고 그걸 보고 있는 나는,
나를 갈아 넣은 이 결과물이 과연 만족스럽게 완성될 것인가.
이런 작은 작업들을 지켜보고 관심을 갖고 지갑을 열기도, 닫기도, 고민하는 사람들에 만족을 줄 수 있을 것인가
실망을 안기지는 않을 것인가
하루에도 몇 번이나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며 결론 내지 못했던 날들도 이제 앞으로 3일.
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이걸로 괜찮은가 하는 불안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그런 강하고도 연약한 것이 사람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들.
시간이 지나면 이것도 추억이고, 그때는 그저 이 모든 것이 즐겁고 가슴 떨렸던 기억으로 남겠지,
생각하며 남은 날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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