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상대방은,
내가 가진 빈틈의 모양을 마치 처음 보는 양 반응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 틈에서 우리의 빈틈은 서로 그 모양이 닮아있었지만, 이 사람에게는 처음 보는 희귀한 모양인 것이다.
만날 일이 없을 것 같던 사람들이 여러 가지 사정들로 우연히 아주 잠깐 마주하고 아마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이다.
그 잠깐의 시간을 위해 상대에게 나를 이해시키거나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건 쓸모없는 일이 되어버린 걸까?
일일이 생각하고 일일이 반응하기에 너무 피로해 그냥 그런 것, 이런저런 것으로 넘어가는 게 현명한 삶의 방식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상처도 없고 그렇다고 기쁨도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