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9일 화요일

by 백현진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는데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둘 다 코가 납작하다.
(원래 동물을 들일 생각이 전혀 없었고, 흔히들 길고양이라 부르는 역삼각 얼굴을 가진 날렵한 고양이를 좋아했지 납작코는 제일 싫어하는 종류였다)
어쩌다 보니 거리에서 구조한 고양이를 한 마리, 집에서 버림받은 고양이를 한 마리,
늘 난 동물과 함께 지내지 않을 거다,
한 마리가 끝이다, 지금 두 마리가 최선이다 더 이상은 없다! 라고 지내고 있는데 아무튼
나중에 가족이 된 두두는 너무 순하고 착해서 내가 아무 이유도 없이 오래 콧잔등을 쓰다듬어도 (배를 만져도, 궁둥이를 두들겨도, 머리를 쓰다듬어도) 고릉고릉 좋아하기만 하는데
이런 고양이들의 납작한 코를 더이상 만지지 못하게 될 날이 언젠가는 분명히 찾아올 텐데 그걸 떠올리면 아직은,
여전히 보드랍고 따뜻하고 말랑한 납작코들이 옆에 있는데도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든다.
감촉이나 온도나, 향기같은 것도 보관할 수 있다면 좋을텐데.

*사진은 열 살(추정) 첫째 두부와 여섯 살 막내 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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