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8일 월요일

by 백현진

오늘 우연히 마주친 나카시마 미카라는 이름 덕분에 몇 해 전 동경 여행이 떠올랐다.
그날은 아침부터 하루종일 어딜 가든 TV에서 나카시마 미카의 뉴스가 나왔다.
머리를 말리며 습관적으로 틀어둔 숙소의 TV에서 나카시마 미카의 얼굴과 귀의 내부 구조 그림이 번갈아 나오는 걸 보고, 그녀의 귀가 어딘가 문제가 생긴걸까 생각하며 시모키타자와로 향했다.
빌리지 뱅가드가 있었고 굴다리 같은 게 있었고 거리는 온통 사람들로 넘쳐났다.
그 사이를 어슬렁 걷다가 적당히 눈에 띈 허름한 지하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사 시간이 아니라서 손님은 나 한 명이었고 나는 커피를 주문했다.
커피를 가져다준 남자 직원은 몇 자리 떨어진 테이블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나는 동전 지갑 속 동전들을 꺼내어 세고 있었다.
그때 가게의 TV에서도 나카시마 미카의 귀에 대한 뉴스가 흘러나왔다. 또 그녀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걸까
낡았지만 운치도 없이 그저 허름하기만 한 지하식당 네모난 탁자에 앉아 잘 모르는 그녀를 조금 걱정했다.
계단을 올라 지상으로 나오니 가게 앞 비스듬한 유리 진열대 안에 무서울 정도로 징이 박힌 가죽 라이더 재킷 몇 벌이 놓여있다.
그걸 보는 순간 기억이 떠올랐다.
오래전 이 식당에서 누군가와 식사를 한 적이 있구나,
무얼 먹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그레이프 후르츠 주스를 주문한 기억만은 또렷이 남아있다.
그랬다는 걸 가게 안에서도 아니고 가죽 라이더 재킷을 보고서야 기억해내 게 우스워, 나카시마 미카의 일은 까맣게 잊고 어두워지기 전 숙소로 돌아간다.


*후에 그 뉴스가 궁금해 검색해보았더니, 나카시마 미카의 귀에 문제가 생겨 자신이 내는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 상태로 부르는 자신의 노래를 납득할 수 없어,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라고 기억하고 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그녀의 귀는 나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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